<사설>尹 인수위 윤곽…명실상부한 각계 최고 전문가로 꾸리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구성 작업이 시작됐다. 윤 당선인은 13일 “각 분야 최고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을 모시겠다”고 밝히고, 지역·여성 등에 대한 안배 여부 질문에는 “자리 나눠먹기식으로 해서는 국민 통합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우선으로 하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년이나 미래세대가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차례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옳은 생각이다. 문제는, 역대 대통령이 모두 그런 입장을 밝혔지만, 정실 인사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윤 당선인이 이런 초심(初心)을 유지하고 관철하는 일이 중요하다.

일단 출발은 괜찮아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위원장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기획위원장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발 빠르게 임명했다. 우선, 안 대표 중용은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도 있다. 당선인 주변에서 거론되는 인수위원 후보군(群) 면면을 봐도 검증된 인사가 대부분이다. 능력은 부족한데 연줄이 앞선 비선(秘線) 인맥, 내실 없는 명망가 등의 ‘이벤트성 인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윤 당선인이 정치에 투신한 지 1년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감하게 인재 물색과 발탁의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당장 7개 분과 인수위원 24명 및 전문·실무위원, 각 위원회 위원 등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윤 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천타천 인사 청탁이 쏟아질 것이다. 옥석을 가리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역대 정부의 ‘실패’는 인사의 실패에서 비롯됐음을 잊어선 안 된다. 겉으론 삼고초려 등의 말을 앞세웠지만, 실제론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등의 비판이 말해주듯 정권의 논공행상 성격이 짙었다.

대선의 강을 건너고 나면, 선거 조직이라는 뗏목을 버려야 한다. 인재 발탁을 통해 정치적 외연을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 임기 전반기는 의회에서의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불가피하므로 이와 관련된 최소한의 절충도 필요할 것이다. 꼭 필요한 인재인데 도덕성에 다소의 흠결이 있다면 국민 앞에 솔직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