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아픔을 진심으로 함께하는 눈물 많은 한의학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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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합니다 -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삼국지의 유비는 눈물이 많은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그의 눈물에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는 이는 별로 없다. ‘유비의 강산은 울음으로 얻은 것’이란 말도 있듯이 눈물은 진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원초적인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부서회의 시간에 설립자의 철학과 나눔 활동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에 대한 주제가 이어지던 중 그의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참석한 부서원들 대부분에게서 공감대가 형성됨을 느낄 수 있었다.

세간에 알려진 신 박사의 이미지는 한의학 선구자다. 30여 년간 한의학 발전을 위해 열심히 달렸다. 그만큼 진료현장에서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디스크 질환 치료에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던 시절, 한방 비수술 치료를 고집하며 주위의 날선 비판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어느 환자든 치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걸 실제로 이뤄내는 전문가다운 면모에 치료를 받는 환자도 자연스레 신뢰감을 느낀다.

일례로 그가 일생을 바쳐 재정립한 추나요법은 일제강점기 한의학 말살정책으로 사라질 뻔했지만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혜택받은 국민만 210만 명이 넘는다. 콧대 높다는 미국 의료시장에서 미국 의사들의 보수교육을 주관하는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ME) 인증도 한의사 자격으로 당당하게 따냈다. 이처럼 강인할 것만 같은 신 박사도 실은 눈물이 많은 분이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면 항상 눈시울부터 뜨거워진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 눈물에 담긴 진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나도 처음 그분의 눈물을 대했을 때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강건함의 이면에 숨은 따뜻함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평생 달고 살던 허리 병을 치료받은 할머니가 산골에서부터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찾아와 고구마 보따리를 신 박사에게 건넨다. “없는 살림에 박사님 드리려고 새벽 3시부터 고구마를 삶았다”며 밝게 웃는 할머니의 모습에 여지없이 신 박사는 할머니의 양손을 부여잡고 눈시울부터 붉힌다. 그의 진료실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던 일이다.

평소 그는 환자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으로 여기고 진심 어리게 진료할 것을 의료진들에게 당부한다. 이를 그는 ‘긍휼지심(矜恤之心)’이라고 부른다. 의료진과 환자와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타인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의 실천이다. 신 박사는 직원 한 명 한 명과의 끈끈한 관계도 중히 여긴다. 단 남모르게 배려하고 내색하지는 않는다. 수술을 앞둔 직원이 퇴근하길 기다렸다가 몰래 수술비를 쥐여주기도 하고, 아픈 직원에게 병동을 내어주고 손수 진료에도 임하며 마음 아파한다. 임직원들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추억의 개수도 다양하다. 아마 밝혀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속에만 숨어 있는 그의 긍휼지심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추억들을 회고하다 보면 점점 눈물이 많아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리라.

사회적으로도 신 박사의 나눔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전국 자생한방병원들에서는 매년 한방 의료봉사, 소외계층을 위한 물품 전달 등 지역 상생 활동들이 이어진다. 병원 차원에서의 기부 이외에도 사비를 털어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위한 생활지원금을 마련하고, 공부에 열중하는 한의대생들을 위해 매년 1억2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속적으로 나눔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한의사이자 양의사셨던 신 박사 부친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셨고 병마에 시달리며 오늘내일하시는 상황에서도 누워 환자를 보실 정도로 긍휼지심을 실천하셨단다. 아마 그의 그런 인정과 눈물은 부친의 유전자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번 달 임직원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모이는 자리에서도 신 박사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항상 여러분 가슴속에 내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이제 그 눈물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저희도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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