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尹 회동…용산·추경 협력해 새 정부 출범 뒷받침해야

회동 직전에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 첫 회동을 한다. 역대 대선 이후 가장 늦은 19일 만에 성사된 회동이지만, 새 대통령 취임까지 41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협력해야 할 일이 많다. 두 사람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해 곧바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자리가 돼야 한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거북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대한 사실상의 훼방이나 막판 ‘알 박기’ 인사 같은 행태를 결코 되풀이해선 안 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안보·경제 등에 대해 국민과 세계 앞에 일치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은 핵실험 재개 움직임에 따른 단호한 의지를 함께 천명해 북한의 남남 분열 전술에 맞설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종전선언에 집착한 문 대통령은 대북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지난 4년 동안 중단된 한·미 대규모 실기동 훈련을 재개하는 데 뜻을 모으는 것은 물론, 4월 연합 지휘소훈련부터 그런 의지를 과시해야 한다. 북한 김정은을 향해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효과가 클 것이다.

화급한 일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지게 하는 일이다. 졸속 이전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청와대에 입주하면 나오기 힘들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대통령실 이전의 책임은 오롯이 윤 당선인 몫이다. 청와대도 일정이 무리하다고 했을 뿐이다. 다행히 아직 늦지는 않았다고 한다. 29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필요한 예비비 496억 원을 통과시키고, 행정적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인사권 문제도 감사원이 밝힌 것처럼, 합의되지 않으면 차기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 윤 당선인 공약인 ‘추경 50조 원’에는 많은 문제점도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머리를 맞대고 정부 예산 구조조정 등 합리적 대안을 만드는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