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부 축소하고 과학기술 중시하는 개편 방향 옳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9일 정부 부처 업무보고 일정을 마치고 정부조직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말처럼 정부 구성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국정 우선순위나 방향도 영향을 받는다.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신냉전과 4차 산업혁명, 팬데믹 일상화 등 국내외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 국정을 시작하기 때문에 시대 변화에 맞는 정부 구성이 더욱 중요하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개편 방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육부 축소와 과학기술 정책 중시다. 인수위에서는 현행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과학기술 부문과 정보통신 부문으로 분리하고, 과학기술 부문을 대학교육과 통합해 과학기술혁신전략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교육부의 초·중·고등학교 교육정책은 지방자치단체 교육감에 이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대선 당시 대학의 자율성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교육부가 ‘교육 통제부’라고 비판하면서 폐지 공약을 내기도 했다. 정부 주도·평균 지향적 20세기 교육 시스템은 최근의 학력 저하 등을 감안할 때도 근본적 수술이 불가피하다. 특히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과학기술 패권을 놓고 국제사회가 경쟁, 협력하는 시대에 과학기술과 교육을 결합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인수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기능을 떼어 외교부와 통합하거나 별도의 통상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윤 당선인이 대선 당시 밝힌 대로 경제 안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현실화하려면 통상 기능을 외교부에 두는 것이 적절한 방향이다. 폐지 공약을 했던 여성가족부는 가족, 인구 문제 등을 담당하는 미래가족부로 재편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작은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다고 거듭 밝혀 왔다. 인수위는 그런 기본적인 방향에 맞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입법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