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우조선 사장 알박기 ‘産銀 거짓말’ 철저히 규명해야

천문학적 공적자금 투입으로 연명해온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알박기’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자금 투입으로 55.75%의 지분을 확보해 사실상 주인인 KDB산업은행이 관여하고 거짓말까지 했을 가능성마저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진실은 차차 드러나겠지만, 대우조선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거나 매각해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할 산은(産銀)의 심각한 직권남용이나 국민에 대한 배임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더구나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해찬 저서 출간 축하 행사에서 “가자 (민주당 집권) 20년”을 외치는 등 현 정권 코드 인사로 알려져 있어 더욱 그렇다. 한시바삐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더 심각한 일탈을 막을 수 있다.

그동안 산은 측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인 박두선 신임 대표이사 사장 문제에 대해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선임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대선 이후로 잡혀 있던 이사회 일정을 대선 하루 전인 3월 8일로 앞당기고 주주총회도 서둘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추천 권한을 가진 관리위는 지난 1월 선임 일정을 확정하고 3월 14일 정기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산은이 긴급히 일정 조정을 요청했고, 결국 대선 하루 전에 박 사장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주총과 이사회도 하루 앞당겨 3월 28일 열렸다.

산은 측은 국내외 사업 리스크가 커져 서둘렀다고 하지만 일주일 앞당긴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특히, 대우조선 처리를 위해서는 곧 출범할 새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선 결과를 보고 최고경영자 선정에 참고하는 게 정상이다. 박 사장은 문 정권 들어 초고속 승진을 했고, 경력도 인수·합병과 경영 정상화 등 화급한 업무와는 거리가 있다. 배후 세력까지 밝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