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서 20여년간 北 문제 다뤄…2003년 北서 판문점 넘어오기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점선 안) 주한 EU 대사가 EU의 한반도 업무를 담당하던 2003년 당시 방북했다가 판문점을 통해 남측으로 귀환하고 있는 모습. 페르난데즈 대사 제공

■ 현안 인터뷰 - 페르난데즈 대사는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는 20여 년 전부터 EU 집행위원회에서 북한 문제를 다뤄 온 한반도 전문가다. 그는 2000∼2005년 집행위에서 한반도와의 관계 전반을 담당했고, 2005∼2008년까지는 주한 EU 대표부에서 EU와 남·북한 간 정치 관계 및 경제 협력 사안을 책임지는 공관 차석을 지냈다. 30년 가까이 외교관 생활을 하는 동안 북한을 20여 차례 찾았던 그는 2003년 판문점 북쪽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넘어왔던 순간을 “커리어(경력)의 정점을 찍은 순간”으로 표현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당시 여러 차례 방북했었는데, 비무장지대(DMZ)를 찾을 때마다 할 수 있는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이곳을 철책선이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뿐 아니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으로 한반도 내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페르난데즈 대사는 “북한에 의한 안보 위협은 유엔 결의안 위반이자, 국제 질서를 흩뜨리는 행위”라며 “EU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목표로 두고, 이를 위해 제안된 모든 이니셔티브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 제재는 모든 유엔 회원국에 의해 완벽하게 이행돼야 의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모든 한국인을 위해 이 지역 내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EU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출신의 페르난데즈 대사는 모국어뿐 아니라 영어·프랑스어·독일어·네덜란드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사랑의 불시착’ ‘갯마을 차차차’ ‘빈센조’ 등 다수의 한국 드라마를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는 데도 열심이다. 쉬는 날이면 여러 한국 친구와 함께 직접 차를 몰고 한국의 각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고는 한다. 대전, 대구, 여수, 부산 등 주요 도시부터 안면도, 강화도 등 섬 지역까지 구석구석을 누볐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