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롱’ 與 입법폭주에 전방위 반발 확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또 무슨 꼼수를? ‘검수완박’ 입법 강행을 위해 22일 국회 본회의 소집을 요청한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앞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검수완박 법사위 처리”
의장에 내일 본회의 소집 요청

박용진·이소영 등 “강행 반대”
“4월 처리 필요” 여론 27% 뿐
법조계도 변협에 집단행동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데에 대한 반발이 민주당 내부를 포함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민형배 의원이 탈당하는 편법까지 동원되자 당내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분의 2에 달한다는 전국지표조사 결과도 21일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사·기소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22일 본회의 소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20일) 법사위 소속 민 의원을 탈당시키는 꼼수를 감행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3명씩 구성되는데 검수완박 법안 처리 반대 견해를 밝힌 양향자 무소속 의원 대신 민 의원을 비교섭단체 몫으로 투입해 4대2 구도를 만들어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계산이다.

‘편법’에 대한 우려는 여당 내에서도 분출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인 이소영 의원은 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친전에서 “이런 법안 처리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민주당과 가까운 의원들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지정하며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엄연한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이 숫자를 맞추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며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편법적 수단까지 정당화하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위성정당,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강행 등 다 상황 논리가 있는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그 결과 우리는 대선을 졌다”면서 “국민은 지금 민주당이 선을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이날 오전 SNS에 “오늘 안건조정위를 강행하면 곧 법사위 전체 회의와 본회의가 열릴 텐데, 이제는 행동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대한변호사협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 등이 18∼20일 진행한 4월 4주 전국지표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 4월 국회 내 처리’에 65%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4월 내에 급하게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응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처리를 위해 4월 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27%에 그쳤다. ‘급하게 처리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은 전 연령대, 전 지역에서 ‘4월 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손우성·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