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향성 잃었다” BTS 활동 중단…돋보이는 자기 성찰

2013년 데뷔한 뒤로 K-팝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스타로까지 발돋움해, 한류(韓流) 확산에 큰 역할을 해온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활동 중단은 대중음악계 안팎의 충격이다. BTS는 14일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그런 게 없어졌다. 방향성을 잃었다”며 팀 활동의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구성원 개인별 활동만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상황에서 그러는 배경이 ‘자기 성찰’이라는 점에서 더 돋보인다.

본명은 김남준으로, 그룹의 리더인 RM(28)이 “K-팝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해서 나와야 하는데, 물리적인 스케줄만 하다 보니 숙성이 안 되더라”라고도 했다. 본명이 민윤기인 또 다른 멤버 슈가(29)도 “(언제부터인가) 억지로 쥐어짜 내고 있었다”고 했다.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 포함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본명이 김석진인 멤버 진(30)은 올해 안에 군(軍) 입대를 해야 하는 사정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팀 활동의 잠정 중단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BTS를 더 오래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잠깐 멈추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다짐의 실천을 보고 싶은 마음은 국내외가 다르지 않을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