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ETS 대상 확대

탄소국경조정제 통제권 강화
러 에너지 무기화로 실효 의문

유럽의회가 탄소배출권거래제도(ETS) 대상을 확대하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 초안을 22일 마련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에너지 옥죄기에 진정한 탄소중립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건설과 운송 부분을 ETS 대상에 새롭게 포함하기로 했다. ETS는 각국 정부가 사업장에 연 단위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한 뒤 그 범위 내에서만 배출하도록 한 제도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이 남거나 부족할 땐 다른 기업과 거래할 수 있다. 현재는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 총량이 총 12만5000t 이상이거나 연평균 배출량이 2만5000t 이상인 사업장을 한 곳 이상 보유한 업체에 시행되고 있다.

유럽의회는 또 CBAM이 적용되는 ETS 분야에 대한 정부의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해 2032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CBAM은 유럽연합(EU)이 제품을 수입할 때 해당 제품 탄소 함유량에 ETS와 연동된 탄소 가격을 부과하는 제도로 EU는 2025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철강·전력·비료·알루미늄·시멘트 등 5개 품목에 CBAM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유기 화학품·플라스틱·수소·암모니아 등 4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도 정착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AP통신은 “초안을 놓고 EU 국가 사이의 견해차를 조율해야 한다”며 “승인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서방을 겨냥해 천연가스관을 걸어 잠그면서 독일 등 주요국이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는 상황도 과제로 꼽힌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