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경제발전… ‘투명한 회계감사’가 첫걸음

  • 문화일보
  • 입력 2022-07-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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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금융시장은 국가 경제 발전의 중요한 축인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을 가진다. 금융시장은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기업 간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 국가 경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금융시장에서는 매일 수십조 원의 자금거래가 일어나며,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돈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정보다. 금융시장에서 정보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정확한 정보는 권력이고 곧 돈이다. 그렇기에 기업에 대한 정보 우위를 가진 자가 결국 돈에 대한 우위를 점하는 셈이다.

회계정보는 기업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정보에 해당한다. 기업의 상태를 숫자라는 언어로 표현하여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정보 흐름의 하부구조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기업의 회계정보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회계정보의 품질은 시장에 대한 신뢰, 가격효율성, 투자자보호 등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회계정보를 통해 기업의 상태가 정확히 전달돼야 적정한 가격평가, 유통시장에서의 활발한 거래, 합리적인 수준의 투자자 보호가 이뤄지면서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회계정보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것이 회계감사이다. 그런데 이런 회계정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회계감사의 결과물은 시장의 눈높이와 상당한 괴리감을 보여줬다. 회계감사는 기업에 대한 오랜 경험과 정교화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시장의 갈증을 풀어주는 감사보고서를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정보공개에 대해 태생적인 거부감이 있는 기업이 수수료를 회계감사인에게 지불하는 방식의 시장구조 아래에서는 회계감사인이 경영진으로부터 전달되는 유무형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기업이 회계감사인에게 감사에 관한 수수료를 지불하기에 발생하는 권력의 불균형이 회계정보 부실화에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지 않은 국내 기업지배구조의 특성은 이러한 불균형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왔다.

지난 2017년에 금융당국에 의해 마련된 회계개혁은 회계감사제도가 가진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표준 감사시간제도를 통해 회계감사인의 권한을 강화함과 동시에 감사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회계감사인의 권한과 의무를 모두 확대했다. 시장투명성 제고와 투자자보호 강화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변화 방향성이라 할 것이다. 제도개선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지속적인 회계제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계감사의 무게중심은 아직도 기업 쪽의 눈금자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향후 회계개혁의 방향성은 명확해진다. 한쪽으로 치우쳐진 눈금자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 조정추의 위치를 일관성 있게 교정해 나가야 한다. 시장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다. 회계정보의 품질을 유지하겠다는 회계감사인의 주체적인 의지는 필수사항이다.

내부로부터의 변화 의지가 없다면 변화의 모멘텀은 유지되지 못한다. 정부의 보완적 역할도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회계감사가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재의 회계개혁방향을 일관성 있게 실행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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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황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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