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송옥렬도 사퇴, 더 늦기 전에 尹 인사 시스템 확 바꾸라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스스로 사퇴하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낙마한 장관급 후보자가 4명으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 조각 때 3명이 낙마한 것과 비교해도 적은 수가 아니다. 취임 두 달 만에 국정지지율이 30%대로 추락했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는데, 대다수 경우에 인사(人事) 문제가 최대 요인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전문성과 능력에 따른 인사”를 분명히 밝혀왔다. 지역·성별·학교 등의 안배는 뒷전으로 밀렸다. 자신이 전문성과 능력을 직접 알 수 있는 사람들을 ‘원픽’하듯이 기용했다. 송 전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그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고시 3과를 모두 합격한 수재다. 그러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있으면서 성희롱성 발언을 한 문제가 불거졌고, 본인도 이 문제를 들어 고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는 식으로 밀어붙였다.

전문성과 능력을 앞세운 인사를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고위 공직 인사는 달라야 한다. 리더십과 도덕성도 중요하다. 국정의 대국(大局)을 생각하면 안배도 필요하다. 평생 법 집행을 해온 검사 출신으로서 ‘국민정서법’을 수용하기 힘들겠지만, 검찰총장이 아닌 대통령은 민심을 더 중시해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인사 기준도 시스템도 정반대로 움직였다. 대통령실 인사기획관과 인사비서관은 모두 검찰 출신의 윤 대통령 측근이다. 민정수석비서관실을 폐지하고 검증 기능을 법무부로 이관했지만, 취임 두 달이 넘은 지금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는지 의문이다. 어떤 장관급 인사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한 직후 인사 발표가 나는 바람에 본인도 당황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지목하면 비서실에서 아무도 ‘노(No)’라고 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더 늦기 전에 인사 기준과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지지율 추락은 물론이고 국정 동력도 급속히 유실될 것이다. 인사 시스템과 김건희 여사 문제는 윤 대통령이 직접 풀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