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난맥 드러난 대통령실 인사, 전면 공개할 만큼 떳떳해야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살림을 총괄하는 총무비서관부터 검찰 재직 당시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종교다문화비서관이 동성애 등 혐오 발언으로 낙마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나토 정상회의 출장에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고,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 친척이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13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혐오적’ 시위와 방송을 한다고 비난받는 유튜버의 누나가 홍보수석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하다가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튜버 안모 씨는 세월호와 5·18 문제에 대해서도 과격한 주장을 해왔고, 물러난 행정요원은 동생 회사 일을 돕고 방송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채용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고, 알았다면 그런 생각을 용인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대통령실 인사는 그 자체가 메시지 성격도 갖는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철학에 투철하고 역량이 검증된 인사들이 대통령실에서 일해야 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 여야와 진영을 초월해 인재를 초빙해야 하며, 미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야 한다. 개인적 친분이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비서 업무의 경우에도 합당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채용 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잇달아 드러나는 대통령실 인사 난맥상을 보면 능력, 국민 통합이나 비전은커녕 대통령실 정체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현재 대통령실 행정관은 물론 비서관 면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담당 기자들에게도 쉬쉬하는 인사가 수두룩하다고 한다. 명단도 숨겨야 할 만큼 이런저런 인맥으로 끼워 넣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직자는 공개가 원칙이다. 당당하게 밝히기 힘들 만큼 떳떳하지 않은 사람을 기용해선 안 된다. 차제에 대통령실 인사를 재점검하고 전면 공개하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예방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