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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린이 책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3일(金)
할머니 부축할 때, 다친 고양이 돌볼 때… 네게선 빛이 반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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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빛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머리 뒤에서 둥근 빛이 나는 사람이 곁에 살고 있다면 어떨까. 성당이나 절, 교회에 걸린 그림에서 이런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후광’ 또는 ‘광배’라고 부르는 이 빛은 성자이거나 성자에 가까운 고귀한 영혼을 가진 사람에게만 그려주는 빛이다. 종교 예술 작품에서 두루 나타나는데 석굴암 본존불상에 광배가 조각되어 있으며 서양 중세 회화에서도 성인의 머리 뒤에는 금빛의 둥근 후광을 둔다. 이슬람 문화권의 광배는 종종 불꽃 모양이다.

강경수 작가는 그림책 ‘당신의 빛’에서 우리 주위의 가까운 사람 중에도 이 빛을 지닌 이들이 있다고 말한다. 눈치채지 못했을 뿐 곳곳에 수많은 성자가 산다는 것이다. 주인공 어린이는 어느 날 학교 수업 시간에 중세 시대 회화를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숭고한 영혼의 머리 뒤에는 빛이 그려져 있다는 걸 배운다.


그림책은 어린이의 수업 시간과 하굣길을 교차하여 보여준다. 그런데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목에 둥근 빛의 소유자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 그들은 한결같이 누군가를 돕는다. 소방관과 구급대원, 무료 급식소의 봉사자, 죽은 다람쥐를 뒷산에 묻어 준 지효에게도 광배가 있다. 횡단보도에는 노을이 내려앉고 눈이 어두운 할머니를 부축하는 다정한 어린이의 머리 뒤에 둥근 빛이 떠오른다.

3D 그래픽으로만 제작한 이 그림책은 영화 같은 생생함을 지녔다. ‘눈보라’에서도 물감과 팔레트 없이 순도 높은 회화적 이미지를 창조해냈던 강 작가는 가위를 한 번도 쓰지 않고 페이퍼 컷 애니메이션의 입체감을 만들었다.

서사적으로는 2011년 볼로냐도서전 라가치상을 수상했던 자신의 전작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잇는 작품이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강 작가 특유의 과감한 연출력에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거리의 사람들과 행동을 유심히 보게 된다. 문득 빛을 본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빛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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