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사일 대공습 왜…핵무기 사용 종용 ‘매파’가 푸틴 자극

겨울앞 전기 등 기간시설 파괴
우크라 항전의지 꺾기 의도도
체면구긴 푸틴 개인복수 해석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전기와 상수도 등 기반시설을 파괴해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떨어뜨리려는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잇따른 패퇴로 체면을 구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인적인 복수라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발전소와 송전선, 상수도를 목표물로 삼았다”며 “겨울을 앞두고 도시를 어둠으로 몰아넣어 우크라이나인의 삶을 복잡하게 만들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주요 도시 전력이 끊기며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 리비우 등에선 여전히 전력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공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복수”라고 평가했다.

핵무기 사용을 종용하는 일명 ‘매파’의 득세가 푸틴 대통령을 자극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으로 새로 임명된 세르게이 수로비킨과 함께 일했던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키이우에서 벌어진 일이 놀랍지 않다. 그는 매우 무자비하고 사람 목숨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미국이 호전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선 안 된다”며 추가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특히 미국에서 이날 10개 이상의 공항 웹사이트가 러시아 해커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는 등 침투 루트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벨라루스도 러시아와 합동 기동 부대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을 단순히 논의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미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명분 쌓기에 나섰다. CNN 등 외신은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