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은 ‘동네북’ … 출근막고 소란 ‘생떼시위’ 에도 경찰 뒷짐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2-11-29 11:40
업데이트 2022-11-29 14:03
기자 정보
황혜진
황혜진
김성훈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폰트
공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주택가 ‘아수라장’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 소속 주민들이 지난 26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은마 관통 결사반대 집회’를 열고 용산구 한남동에서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 깃발을 든 채 시위하고 있다. 자료사진



■ 文 사저 · 尹 집무실 앞 시위 막히자 기업총수 겨냥

은마 주민 “GTX노선 변경” 요구
권한없는 회장 집앞서 2주간 시위

자택앞 술판 벌이며 ‘음주투쟁’ 도
이웃 주민들 ‘소음스트레스’ 호소

소음 기준 ‘꼼수 회피’ 잇따르며
불법시위 5년만에 최다치 전망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불법적인 집회·시위가 폭증하면서 일반 시민들이 큰 불편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전 대통령 사저 100m 앞 시위·집회 금지를 위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민폐집회’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위한 집시법 개정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 집시법을 위반한 불법 폭력 시위 적발 건수는 251건으로, 지난 4년 연간 평균치인 246건을 이미 넘어섰다. 추세대로라면 297건의 집시법 위반 사건으로 549명이 검거됐던 2021년을 넘어 최근 5년 내 최다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문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특정 사안의 협상 당사자가 아닌 제3자나 일반시민의 불편을 고의로 초래하는 민폐 시위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다. 이 단체는 장애인의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시위로 출근길 열차 운행을 지연시켜 다수 시민의 불편을 불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요 대기업 본사와 대기업 총수 자택도 집회·시위 장소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 퍼지는 고성과 비난, 선정적인 현수막 문구 등으로 행인과 인근 주민들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2년 전 A 시민단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폭식 투쟁’이라며 삼겹살을 굽고 술판을 벌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수정을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2주 넘게 민원성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 주무부처와 우선협상대상자는 국토교통부와 현대건설이지만 일반 주택가에서 사업과 아무 관련 없는 일반 시민들을 볼모로 시위를 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하 60m 이상 대심도 터널로 시공하면 암반 상태가 양호해 지반 침하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무진동·무소음 기계식 굴착 기술을 적용해 소음 걱정이 거의 없는데도 막무가내식 떼법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집시법으로는 민폐시위를 막을 수 없다. 집시법 시행령에는 1시간에 세 번 이상 소음 기준을 초과해야 경찰 개입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이를 악용해 1시간에 두 번씩 기준을 초과하거나 5분간 강한 소음을 내고 나머지 5분간은 방송을 꺼버리는 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 모욕감을 줄 구호나 낙서 등도 애매한 기준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 주거지역 소음 한도(주간 65데시벨, 야간 60데시벨)도 미국, 프랑스 등보다 관대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집회·시위의 자유에만 기울어진 집시법으로 인해 시민의 생활권이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다”면서 “민생을 위해서라면 국회에 계류된 집시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 김성훈 기자
주요뉴스
기사 댓글

댓글 영역은 접힘 상태로 기본 제공되며, ON/OFF 버튼을 통해 댓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D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