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여행지 관리 중요성 일깨운 ‘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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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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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우리에게 끼친 긍정적 영향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바로 ‘커뮤니티 기반 관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염병이 창궐했던 때에 먼 거리에 있는 과밀관광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뚝 떨어졌습니다. 대신 지역에서의 경험을 찾고, 지역사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지요. 인파들로 붐비는 여행지를 바쁘게 다니는 대신, 체험이나 학습 같은 몰입형 경험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여행지를 소비하고 재빨리 잊어버리는 과거의 욕망 실현 여행 방식 대신, 오래 보고 경험으로 가슴에 담고 의미를 생각하는 여행을 했던 것이지요. 모두 다 감염의 공포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새롭고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팬데믹이 일깨워준 또 하나의 사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같은 기술 도구는 결코 진짜 여행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면’을 통한 감정교류와 직접적인 ‘경험’이니까요. 과학기술이 더 발달해서 가상현실이 감쪽같이 진짜 현실을 대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무리 원작과 똑같이 모사했더라도 가짜 그림이 명화(名畵)의 감동까지 재현할 수는 없으니까요. 팬데믹을 건너오면서 겪었던 이런 경험은, 다시 시작된 여행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줍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코로나 이후 ‘새로운 여행’과 관련한 백서는, 그런 점에서 시의적절합니다. 백서가 팬데믹 이후의 여행정책에서 강조하는 건 ‘목적지 관리’의 중요성입니다. 전통적으로 정부나 관광단체가 목적지 관리보다는 목적지 마케팅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써왔는데, 이게 바뀌어야 한다는 게 백서의 주장입니다. 목적지에 효과적으로 재투자하고 관리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미래의 핵심이라는 얘기입니다.

전 지구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는 세계가 공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그런 시선으로 보면 모든 건 공유 자산입니다. 한 나라의 보건 위기가 전 지구적인 재앙으로 인류를 덮치듯, 여행지에서 욕망을 채우며 낭비하고 소진한 결과는 고스란히 모두가 감당해야 할 부메랑으로 되돌아옵니다. 여행이 방문객은 물론이고 기업, 여행지 주민들의 복지를 향상하고 나아가 지구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과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빈곤을 완화하고, 문화재와 자연자산의 가치를 보호하며, 지역사회 번영을 구축할 수 있도록 관광시스템은 변화할 수 있을까요. 관광이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의 훼손, 자원고갈, 과잉관광,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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