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통과 땐, 산업현장 365일 분쟁 휩쓸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노조법 2·3조 개정 반대” 이호준(왼쪽부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 경제 6단체 부회장들이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 경제6단체, 국회심의 중단 호소

“전 세계 유례 찾을 수 없는 법
ILO조차 불법행위 보호 안 해”

경제계가 6일 국회를 상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개정안 심의를 중단해달라고 한목소리로 호소한 것은 야당 발의 내용대로 법이 개정될 경우 미증유(未曾有)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계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이뤄지면 산업현장은 1년 365일 내내 분쟁에 휩쓸리고, 결국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에 따르면 불법쟁의행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도록 노조법 3조를 고치는 일명 ‘노란봉투법’ 조항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입법에 속한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선진국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조차 노조의 권한 행사 중 불법행위는 보호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민사상 면책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우리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과 평등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라면 법적으로 현재도 사용자가 피해를 감수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사용자의 개념을 확장하고 쟁의행위의 범위도 넓히는 노조법 2조 개정 내용도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게 경제계의 지적이다.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에는 근로자의 개념을 모든 노무 제공자로 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의 노조 설립, 교섭 요구 등도 가능해진다. 경제단체 부회장단은 “자영업자들의 담합행위를 노조법상 단체행동으로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며 “시장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사실상 영향력 또는 지배력’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넣어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은 언제, 어떤 경제 주체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지 알 수 없게 만들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게 경제계 판단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