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평양 상공의 한·미 드론

  • 문화일보
  • 입력 2023-01-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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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승패는 하늘에서 결정됐다. 당시 기관총을 매달고 전장 위를 날던 복엽기는 이제 F-35·F-22 등 최첨단 전자 장비를 탑재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발전했다. 한편에서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 무인기, 드론의 개발도 진행됐다. 미국은 1960년 베트남전에서 정찰 무인기를 띄우기 시작한 뒤 글로벌 호크(RQ-4) 같은 첨단 기종 개발에 이르렀다. 1999년 실전 배치를 시작한 글로벌 호크는 20㎞ 상공에서 38∼42시간 체공하면서 고성능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3000㎞ 떨어진 30㎝ 크기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북 핵·미사일 정찰을 위해 글로벌 호크 구매를 원했지만, 미국은 한동안 팔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독자 개발이 여의치 않자, 주한미군에 드론 배치를 요청했다. 거듭된 요청으로 2011년 글로벌 호크 구매가 결정됐고, 8년 뒤인 2019년 3대가 한국에 도착했다.

미국의 공격용 드론 활용은 1999년 코소보 전쟁에서 시작됐다. 의회 승인을 얻어 이라크·아프간 전쟁에서도 미사일을 탑재한 프레데터가 작전에 투입됐다. 2001년 9·11 이후에는 대테러 작전에서 본격 활용됐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 대표적이다. 2020년에는 드론 리퍼(MQ-9)가 심야에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을 차량으로 이동하던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정밀 타격했다. 현지가 아닌 펜타곤 작전통제실 모니터에서 워게임 하듯이 작전이 수행됐다. 바로 그 리퍼가 군산 기지에 배치돼 언제든지 평양으로 출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물론 드론은 미국 전유물이 아니다. 중국은 리퍼에 대응하는 차이훙을 실전 배치 및 수출하고 있고, 유럽연합도 뉴런·바라쿠다 등을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 중이다. 그러나 아직 미국 기술력에는 못 미친다.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여야 갈등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군사적 측면에서는 전화위복이 됐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구식 무인기에 대응하는 레이더 탐지 및 요격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최첨단 드론 개발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군의 최첨단 드론이 평양 상공을 헤집고 다니게 될까봐 북한의 권력자들은 마음 편하게 잠들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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