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운 ‘트로트 대전’… 음악시장 대세·주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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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09:03
업데이트 2023-01-3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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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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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
전체 예능 시청률 1·2위 올라

넷플릭스 등 OTT서도 상위권
MZ세대 접근성도 높아졌단 뜻

중장년층 전유물 인식 벗어나
“새로운 얼굴들 등장하니 열광”

오디션 프로 우후죽순 생기자
심사 공정성 논란 불거지기도


‘트로트 대첩’ 2차전이 진행 중이다. 2020년 ‘미스터트롯’의 성공 이후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했던 트로트 오디션이 끝난 이후 한풀 꺾였던 트로트 열풍이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MBN ‘불타는 트롯맨’의 맞대결로 재점화됐다. 오랜 기간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치부되던 트로트는 더 이상 콘텐츠 시장의 변방이라 할 수 없다. 당신이 트로트를 즐기던, 즐기지 않던 두 프로그램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트로트 주류인가, 비주류인가?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은 지난해 12월 한 주 간격을 두고 나란히 포문을 열었다. 현재 6부작까지 방송돼 반환점을 돌았다. 최근 방송 기준,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시청률은 각각 21.8%(닐슨코리아 기준), 14.1%로 예능 프로그램 통틀어 1, 2위다.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 총합은 무려 35.9%.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소재는 단연 트로트인 셈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영상프로그램을 물은 결과, ‘미스터트롯2’가 선호도 8.5%로 1위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8.0%), tvN ‘유퀴즈 온더 블럭’(3.4%)보다 앞섰다. ‘불타는 트롯맨’(2.7%)은 9위에 자리했다.

각 플랫폼들도 트로트 프로그램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을 모두 공급한다. SBS FiL과 SBS M은 ‘더 트롯쇼’를 2021년 2월부터 유지하고 있고, TV조선3는 트로트 전문 채널로 활용된다. 이 외에도 KBS 1TV ‘노래가 좋아’와 LG헬로비전 ‘장윤정의 도장깨기’ 등 트로트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과 고정 편성 콘텐츠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산파 역할을 하며 트로트를 주류 시장으로 끌어낸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는 “트로트는 시청률 경쟁력을 가진 엄연한 주류 콘텐츠다. 오랜 기간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아 비주류로 분류된 것”이라면서 “항상 포장지가 새로워야 한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스타가 나오냐’ ‘얼마나 새롭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구성이 바뀌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면 계속 열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로트, 공정을 논하다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주요 화두 중 하나는 ‘공정’이다.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스타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입증된 후 숱한 이들이 이 오디션에 뛰어들었다. 이제 갓 열 살이 된 아이부터 수십 년의 트로트 경력을 가진 이름값 높은 이들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이 경쟁에 뛰어드는 것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몇몇 잡음이 불거졌다. ‘미스터트롯2’의 참가자인 박지현과 영광, 황민호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지현과 영광은 이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참여 중인 장윤정, 김희재, 붐 등과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황민호의 경우 또 다른 참가자인 친형 황민우가 몸담고 있는 소속사에 심사위원 김연자가 속해 있다. “팔은 안으로 굽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불타는 트롯맨’의 황영웅, 무룡 등은 심사위원인 조항조와 같은 소속사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황영웅 측은 이를 부인했다.

역차별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박지현, 황민호, 황영웅 등은 발군의 실력을 바탕으로 시청자 인기투표에서도 높은 순위에 올랐다. TV를 통해 무대를 직접 본 시청자들이 그들의 실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이를 의식한 듯 ‘미스터트롯’ 측은 박선주, 주영훈 등 전문적인 심사를 할 수 있는 유명 작곡가들을 심사위원으로 투입했다. 주영훈은 “시청자들의 눈이 바로 공정성을 가르는 기준”이라며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경연이라면 더더욱 특정 개인의 의견에 의해서 결과가 좌지우지되거나 친분에 의해서 결정될 수 없다”고 공정성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아이돌 가수를 뽑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투표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며 담당 PD들이 실형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 공정성에 민감한 대중은 ‘프로듀스 101’ 사태에 분노했다. 이런 민심이 트로트 오디션 시리즈에도 적용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트로트, MZ세대도 즐길까?

주류 시장으로 편입된 트로트, 과연 젊은층도 즐기고 있을까? 이를 정확히 수치로 나타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젊은층의 사용빈도가 높은 넷플릭스에 공개된 ‘미스터트롯2’나 ‘불타는 트롯맨’이 많이 본 콘텐츠 톱10에 들고, 유튜브나 각종 SNS상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을 고려할 때, MZ세대들의 트로트 접근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나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등은 분명 젊은층도 즐겨 부르는 곡이다.

이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일단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여하는 친구들이 젊어졌다. 게다가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다가 옮겨온 친구들도 있다”면서 “과거 연령대 높은 기성 트로트 가수들이 흘러간 노래를 많이 부른 반면, 젊은 트로트 가수들은 새롭게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부른다. MZ세대들이 보다 접근하기 쉬운 장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평론가는 “기존 정통 트로트를 좋아하던 장년층이 이탈하는 경향도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내놨다. 젊은 가수들이 유입돼 트로트가 가볍고 빨라지는 것을 마뜩잖게 느끼는 장년층이 늘어나며 현재 방송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2∼3년 전과 비교해 저조하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6070세대 중에는 젊은 친구들이 나와 엉덩이를 흔들며 트로트를 부르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보수적인 팬층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낄 수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 소비층이 전환되는 동시에 다변화되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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