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에도 뒤지게 된 성장률…국가 전체가 위기감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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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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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성장률이 ‘잃어버린 20년’의 일본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은 충격적이다. 일본이 장기 저성장 수렁에 빠져 국가 활력을 잃고, 실질 경제력 측면에서 한국에도 뒤진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와중이어서 더욱 그렇다. IMF는 지난달 31일 ‘세계경제 전망’에서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상향한 반면, 한국은 2.0%에서 두 달 만에 1.7%로 낮췄다. 일본은 1.6%에서 1.8%로 올렸다. 이대로라면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한·일 성장률이 역전된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반등하는 국면에서 한국만 뒷걸음질 치는 셈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암울한 전망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6.5%나 줄었고, 무역수지 적자는 126억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제조업 동향도 심상찮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전년 대비 0.7% 감소하는 역성장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도 2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9% 곤두박질쳤다.

더 불안한 대목은 이런 추세가 구조화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IMF는 한국 주력 상품의 글로벌 수요가 줄고, 국내에선 고금리로 인해 주택부문이 타격을 받아 개인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봤다. IMF 수석부총재는 “저출산·고령화가 한국에 장기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반기엔 좋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기대를 무색하게 한다.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흐름을 방치하면 한국판 ‘잃어버린 20년’도 남의 일이 아니게 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피크 코리아(Peak Korea)’ 주장까지 나돈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불황에 거상(巨商) 난다’는 말이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공격적으로 기술·인재에 투자해야 재도약을 기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대폭적인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고통스럽지만 이외에는 길이 없다. 정부·여당은 물론 기업도 죽을 힘을 다하고, 거대 야당과 노조 역시 경제 회복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25년 전 외환위기 때의 위기감으로 뭉칠 때다. 경제가 무너지면 안보도 복지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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