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세종시 10년…과감한 정부개혁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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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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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정부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면서 ‘노동·교육·연금개혁’에 정부개혁을 추가해 ‘3+1 개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레드 테이프’(관공서 요식행위)를 개선하고 공직자들이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바꿔 ‘민첩한(agile) 정부’로 변신할 것을 주문했다.

윤 정부 출범 9개월이 됐지만, 당면한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할 대책이 거대 야당의 반대와 거부로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또, 올해로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 10년을 넘기면서 서울과의 거리에 따른 비효율, 대다수 공무원이 ‘고립된 섬’ 같은 행정도시에 거주하는 데 따른 보이지 않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현재에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행태가 계속될 것을 우려하면서 정부개혁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개혁에 성공하긴 쉽지 않다. 역대 정부가 범정부적 정부개혁을 시도했었지만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례는 많지 않다. 정부의 효율성과 민주성을 높이는 개혁 작업이 매우 힘든 과제임을 인식하면서 정부개혁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을 제시해 본다.

첫째, 초기에는 개혁의 주창자인 대통령이 부각되고 점차 추진 집단이 커져야 한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러 번 언급한 국정 기조를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개혁 작업에 이제 공직자들이 적극 나설 때다. 당장 55개 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정부개혁의 선도 추진자로 나서야 한다. 대통령-국무총리-중앙행정기관장 간에 개혁의 당위성과 개혁 과제 그리고 추진 방식에 대한 풍부한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 대통령 보좌기관은 전체적인 개혁 작업을 총괄하면서 각 행정기관의 개혁 작업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각 행정기관이 국민의 요구가 많고 자신들이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도출해 추진 계획을 짜서 실행하고, 대통령은 보좌기관의 개혁 성과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 기관에 인사와 재정적 유인을 줘야 한다.

둘째, 개혁 과제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적인 예산 편성과 배정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 중앙행정기관이 각 부처에 맞는 개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자율적인 예산편성을 허용해야 한다. 지나친 기획재정부 예산실의 통제를 축소하고 ‘총액배분 자율편성’ 예산제도를 전면 도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각 행정기관이 부처에 맞는 최적의 과제와 목표 및 추진 방식을 찾아서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과 성공 요소를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개혁 활동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정부개혁 관련 다양한 문헌과 사례를 조사하고 추진 과정에서 도출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여러 행정기관이 개혁 작업을 수행하면서 부닥치는 저항과 난관을 함께 토의하고 학습하는 공직자들의 학습 활동도 성공적 개혁의 필요조건이다. 개혁 과정 점검, 성과 평가, 공직자 학습 등을 지원하는 정부 외부의 개혁 지식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요컨대, 사람·재원·지식이라는 3가지 자원을 적기에 동원해 개혁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정부개혁의 필요조건이다. 이번에는 이 조건을 조기에 충족해 정부개혁에 성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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