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동현 온트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취미로 시작한 골프에 자신의 의학적인 지식을 결합해 프로선수 못지않은 드라이버 비거리를 자랑한다. 김동현 제공
■ 우리 직장 高手 - 김동현 온트재활의학과의원 원장
10년간 골프 의학세미나 진행
직접 경험한 운동법 등 알려줘
2008년 공중보건의 시절 입문
연습 2년만에 70대 타수 진입
스윙분석때 비거리300m 나와
지난해 라이프베스트 3언더파
공만 많이 친다고 실력 안늘어
연습 못할땐 기초체력 운동을
김동현(46) 온트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요즘 말로 ‘덕업일치’를 이룬 주인공이다. 덕업일치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병원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김 원장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다. 그중에서도 골프가 전문 분야다. 최근 10년간 골프 의학 세미나를 13회나 진행했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경희대 골프 최고경영자(CEO) 과정 등에서 골프 의학 관련 강의도 했다. K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이기상, 양지호 등은 김 원장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김 원장이 골프 관련 업무를 많이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스스로 골프 마니아를 자처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 원장은 “골프는 이제 내게 일이자 생활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실력은 아마추어지만 만나는 사람이나 일하는 분야를 보면 골프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골프가 생활에 정말 깊숙하게 들어왔다”고 활짝 웃었다.
재활의학과라는 특성상 꼭 골프를 하다가 다친 이들만 오지 않는다. 여러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그중에서도 골프 때문에 몸이 아파 내원하는 이들은 김 원장의 보이지 않는 환영을 받는다. 김 원장은 “골프와 관련된 환자는 더 재미있다. 왜 아픈지,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할 수 있게 되니까 더 반갑다. 다른 선·후배 동료 의사들이 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몇몇 선수에게서 시작된 인연 때문에 골프 선수들이 김 원장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선수들이 김 원장에게 묻는 건 ‘어떻게 스윙을 해야 아프지 않고 골프를 할 수 있는가’라는 원초적인 내용이다. 그러면서 빠지지 않고 질문했던 내용이 또 있다. ‘도대체 원장님은 골프를 얼마나 치느냐’는 것. 구력 16년 차인 김 원장은 182㎝, 89㎏의 건장한 체구를 가졌다. 최근에는 스윙 분석 시스템이 갖춰진 스튜디오에서 스윙 스피드 120마일, 드라이버 비거리 300m를 보낸 장면을 개인 SNS에 올렸을 만큼 프로급 실력을 갖췄다. 지난해 9월엔 경기 용인의 수원CC 올드코스에서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인 3언더파도 쳤다. 그야말로 프로 선수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남다른 골프 실력이다.
김 원장은 “골프를 전문으로 하는 재활전문의이고, KPGA에서 강의도 하다 보니 선수들에게 골프 실력에 관한 질문을 받는다. 막연하게 싱글 골퍼라는 이야기보다 선수들만큼의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를 이야기하면 내가 하는 이야기가 조금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의사로서 가진 전문적인 지식에 내가 직접 경험한 연습법, 운동법을 곁들이니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주니어 테니스 선수를 했던 김 원장은 또래 친구들처럼 학창시절에는 농구를 즐기는 등 운동을 좋아했다. 골프 입문은 2008년 제주도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등산, 수영 등 제주도에서 여러 운동을 즐겼던 김 원장은 골프채를 처음 잡고는 출근 전·후 시간을 활용해 골프연습장을 찾아 하루 4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했을 만큼 골프에 빠졌다. 2년 만에 70대 타수에 진입한 그는 한 골프용품사가 주최한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했다가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숨은 고수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는 더욱 골프와 사랑에 빠졌다.
주변에서는 실력 향상을 위해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을 추천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쇼트게임과 퍼트보다는 남들보다 체격 조건이 좋은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평소 자신이 있었던 드라이버샷에 더 공을 들였다. 평소 알고 지내던 김민조 골프 트레이너, 강동우 프로와 드라이버 비거리와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처음 1년 동안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연습을 이어온 덕분에 2년 차엔 방향이 잡히고, 거리가 월등하게 늘어났다. 김 원장은 “80∼90타를 치던 골프 실력이 꾸준하게 장타가 나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으로 70대 타수를 내기 시작했다. 병원을 새로 열고 연습할 시간이 많이 줄었지만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은 스윙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연습하고 있다”고 비법을 소개했다.
요즘엔 스윙을 가볍고 리듬감 있게 해 드라이버 캐리를 250m 정도 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원장은 “피드백 없이 무작정 시간만 투자하는 훈련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공만 많이 친다고 실력이 늘지 않는다. 대신 목표를 정하고 연습을 하고, 연습할 시간이 없으면 기초체력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 성인이 되어 골프에 입문하는 일반인들이 아픈 이유는 기초적인 운동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김 원장은 연습 시간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에겐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골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싱글 골퍼가 될 수 있다. 다만 시기의 차이일 뿐”이라는 김 원장은 “골프는 매 순간이 불안한 운동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운동과학적인 부분에서는 다양한 실수를 경험해야 훨씬 정확한 몸의 움직임을 관리할 수 있다. 연습할 때 공이 잘 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그 자릴 떠나는 것도 방법”이라고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색다른 골프 접근법을 제시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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