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500m 고산 분지서 자라… 맛도 향도 으뜸인 ‘웰빙 시래기’[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2-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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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양구군 해안면 마을 주민들이 시래기를 만들기 위해 무에서 무청을 잘라내 건조대에 널고 있다. 양구군청 제공



■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강원 양구 시래기

6·25 격전지 ‘펀치볼’서 재배
비타민 B·미네랄 등 영양 풍부
전국 첫 지리적 표시제 획득도


양구=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강원 최전방 접경지역 양구군 해안면에는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해안분지가 있다. 이곳은 외국 종군기자가 산봉우리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화채 그릇(Punch Bowl)을 닮았다고 해서 전쟁 당시 ‘펀치볼’로 불렸다.

이런 이유로 ‘펀치볼’이라 하면 전쟁의 상흔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곳은 된장국 주재료인 시래기 주산지다. 펀치볼 일대에서 생산되는 ‘양구 시래기’는 지난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시래기 품목에서 지리적 표시제(109호)를 획득한 농특산물이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고산 분지(해발 500m)로, 해발 1100m 이상 산에 둘러싸여 일교차가 크다. 또 바람이 분지 안에서 맴돌아 시래기를 말리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

이 마을 주민들은 18년 전부터 시래기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무청이 잘 자라는 시래기 전용 무 품종을 재배해 전통방식대로 자연 건조하고 있다. 무청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수확 후 남은 무 대부분은 그냥 밭에 두고 비료로 사용한다.

양구 시래기는 맛과 향이 좋고 식감이 부드러운 최상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 매스컴을 통해 시래기에 비타민 B·C와 미네랄, 철분, 칼슘,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래기가 겨울철 대표 웰빙 식자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출하를 시작한 양구 시래기는 지난해 8월 파종해 10월부터 수확한 뒤 60일 이상 건조한 상품이다. 지역 영농조합법인이 지정한 선별장에서 작업한 뒤 생산자연합회가 길이와 향미, 조직감 등을 검사해 합격한 시래기에만 지리적 표시를 부착해 출하한다. 올해 양구지역에서는 256개 농가가 499㏊에서 시래기 1059t을 생산해 180억여 원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구군은 올해 문을 여는 해안면 농산물 가공지원센터에서 생산예정인 ‘삶은 시래기’도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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