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항 명물 ‘용가자미’… 구워 먹어도 끓여 먹어도 ‘밥도둑’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2-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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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울산 ‘용가자미’

완만한 대륙붕 지형‘최적 서식’
전국 유통량의 60~70% 차지
백석이 시에서 맛 예찬하기도


울산=글·사진 곽시열 기자

울산 동구 방어진항은 조선시대 방어가 많이 잡혀 항구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금은 방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용가자미가 넘쳐나 ‘용가자미항’이 됐다. 용가자미는 일반 가자미와 달리 눈이 머리 꼭대기에 붙어 있어 몸을 뒤집었을 때도 눈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45㎝ 안팎의 몸은 긴 타원형에 옆으로 납작하다.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암갈색,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다.

방어진항은 울산 앞바다에서 잡힌 용가자미가 들어오는 새벽 5시부터 경매로 들썩인다. 용가자미가 많이 잡힐 때는 수협 위판량이 하루 30여t에 이른다. 경매를 마친 용가자미는 곧바로 얼음 박스에 담겨 전국 식당으로 향한다. 일부는 방어진항에 남아 하얀 배를 뒤집은 채 건조대에서 말려져 조림 또는 구이용으로 전국에 공급된다.

울산 동구에 따르면 방어진항의 용가자미(사진) 어획량은 2020년 3297t·2021년 4369t·2022년 3477t 등이다. 이는 전국에 유통되는 용가자미의 60∼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울산 앞바다가 가자미의 황금어장으로 떠오른 건 바로 수심 150m 안팎의 완만한 대륙붕 지형이 드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암반층 위에 펄과 모래가 덮여 있어 용가자미에게는 최적의 서식환경을 제공한다. 방어진항에서는 40여 척의 어선이 동해 가스전 해역 일대에서 가자미잡이를 하고 있다.

용가자미는 일반 가자미와 같이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차오르기 시작하는 11월부터 3월까지가 가장 맛있는 제철이다. 주로 회와 구이, 조림으로 먹지만 울산지역에서는 용가자미로 미역국을 끓인다. 용가자미 미역국은 시원한 국물이 별미다. 꾸덕꾸덕 말려 요리하면 살이 부서지지 않아 깔끔하다. 말린 용가자미구이에 달고 짭짤한 양념을 얹어 밥 위에 올려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시인 백석은 ‘선우사(膳友辭)’에서 ‘흰밥과 가재미(가자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고 가자미를 예찬했다.

동구는 용가자미 캐릭터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투자기업과 용가자미 수출 협약을 맺는 등 해외판로 개척에도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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