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그렇게 MZ도 꼰대가 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2-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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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신세대를 가리키는 대표적 키워드죠. 이와 함께 주목받는 또 다른 표현이 있는데요. 바로 ‘젊꼰’(젊은 꼰대)입니다. 열린 사고와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구태의연한 관습을 고집하고 강요하는 MZ세대를 이같이 부르곤 하죠.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본 콘텐츠 중 하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 시즌 3’입니다. 그 중 ‘MZ 오피스’라는 코너는 한번 시청하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는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소위 MZ세대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이 배경이죠. 특히 MZ세대와 MZ세대의 격돌 속, 한두 살 더 먹은 선배가 ‘젊은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 코너 속 젊은 꼰대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인턴 기자’로 각광 받던 배우 주현영인데요. 이제는 어엿한 선배가 된 그가 후배들의 행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스트레스받는 장면이 웃음 포인트입니다. 그 중 ‘맑은 눈의 광인’이라 불리는 후배 김아영의 연기가 발군이죠. 근무 중에도 귀에 에어팟을 꽂고, 이를 지적하는 주현영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래를 들으며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라고 ‘따박따박’ 대답하는 김아영의 모습을 보면 뒷목이 저릿합니다.

‘MZ오피스’에서 주현영과 김아영은 다양한 일로 대립하는데요. 회식 때 고기가 타도록 뒤집지 않는 김아영을 보며 주현영은 ‘고기 탄다, 이것들아’라고 읊조리죠. 하지만 ‘내가 더 선배’라는 이유로 집게를 잡지 않는 건 매한가지인데요. 결국, 더 연차가 높은 선배가 바라볼 때 두 사람의 이런 대립은 도긴개긴일 수밖에 없습니다.

꼰대는 권위적인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입니다. 소위 ‘가르치려 드는 사람’을 뜻하는데요. 나이나 직급 등이 위인 사람이 꼰대라 불릴 수밖에 없는 구조죠. 조직 생활에는 위계질서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꼰대 선배와 버릇없는 후배는 뫼비우스 띠처럼 엮여 있는 것 같습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려 할 때는 ‘꼰대’, 후배가 선배를 가르치려 들면 ‘버릇없는 인간’이 되는 거죠.

고대 그리스 벽화에 적힌 문구를 해석해봤더니 “요즘 애들 버릇없어”라고 적혀 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현시대를 사는 우리보다 수천 살이 많지만, 선조들 역시 불과 몇 년의 간격을 두고 세대 차이를 느꼈다는 거죠. 타인에게 구속받기 싫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라 규정할 때, 꼰대 논쟁은 인간사에서 계속될 겁니다.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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