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 먹어도, 묵은지 넣고 조려도 ‘제맛’… 혀끝서 녹는 ‘삼치’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2-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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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전남 고흥 삼치거리

잡히면 금방 죽어 신선도가 생명
지방 많고 부드러워 야들한 식감
식당서 탕수요리 등으로도 즐겨


고흥=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잡히는 삼치는 전남 고흥군의 계절 별미다.

삼치는 고등어와 참치의 형제격인 생선이다. 고등어보다 크고 참치보다는 작다. 살이 부드럽고 지방이 많아 맛이 좋다. 하지만 보관은 쉽지 않아서 대부분 구이나 조림 등으로 먹는다.

고흥에서는 회를 제일로 친다. 삼치회는 일반 회와 달리 큼직하고 뭉텅하게 썰어낸다. 살이 워낙 부드러워 회 뜨기가 쉽지 않아서다. 삼치회를 쪽파 등을 넣은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아 혀에 닿는 식감이 일품이다. 바싹 구운 김에 갓 지은 하얀 쌀밥과 묵은지를 함께 올려 먹으면 삼치회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삼치는 성격이 급해 잡히면 금방 죽는다. 삼치가 많이 잡히는 고흥·여수 등 산지가 아니면 신선한 회 맛을 보기가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삼치는 활어회로 먹기보다는 선어회로 즐긴다. 흔히 구이로만 먹다 보니 삼치가 작은 생선인 것 같지만 몸길이 1.5m, 무게 15㎏까지 나가는 대형 어종이다. 최소 3㎏은 돼야 삼치로 대접받고 5㎏은 넘어야 비로소 회로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항은 일제강점기부터 삼치를 일본으로 수출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삼치잡이 배들이 200여 척에 달했다. 지금은 어획량이 급감해 늦가을부터 설 무렵까지 잘해야 15∼20t 잡힌다. 나로도항에는 ‘삼치거리’(사진)가 있다. 지난 2019년 음식관광거리 활성화를 위해 고흥군이 조성했다. 삼치거리 횟집을 방문하면 삼치회·조림·탕수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삼치탕수는 3만 원을 줘야 한다.

삼치 선어는 현재 수협에서 ㎏당 6500∼9000원에 거래된다. 삼치 어획량이 줄고 잡히는 족족 일본으로 수출되면서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게 수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영화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고흥 삼치회의 맛과 명성은 여전하다. 군 관계자는 “어획량이 많지 않다 보니 가격대가 높아 삼치거리 음식점 수가 많이 줄었다”며 “그럼에도 삼치가 잡히는 매년 이맘때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나로도항을 찾는 식도락가들이 있어 삼치 본거지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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