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는 ‘핵우산 협의체’… 아직은 한미일 ‘동상3몽’

韓,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우선
美, 3국 군사협력 확대에 방점
日, 관계개선 움직임속 적극적

일본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 논의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각 안보협력 구조에서 직접적인 핵우산 협의체 구성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중장기적으로 한·미·일 군사안보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 구축이 먼저라는 입장이고, 일본은 조속한 협의체 구성을 바라고 있는 등 아직까지는 ‘동상 3몽’인 것으로 파악된다.

8일 일본의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미국 정부가 한·일 정부에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 창설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는 미국 측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검토하던 중 한국 정부가 강제 징용 해결안을 발표하자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할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신설될 3국 간 협의체는 기존 한·미, 미·일 간 열리는 차관급 협의보다 급을 높여 진행될 예정”이라며 “한국도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 창설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일본 외교 소식통도 문화일보에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는 신빙성 있는 얘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일본의 기류와는 확연하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런 논의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고 있다고 해도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이 참여하는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보다는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가 우선순위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도 “최근 미국 현지에서 한·미 양국 정부가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과 관련된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됐는데, 일본에서 무슨 근거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당면한 안보 최대 현안인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실무선에서 한·미·일 핵우산 협의 논의는 검토된 바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한·미·일 3국 간에 군사안보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안보 불안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지난해 말 미국 싱크탱크에서 ‘나토식 핵공유’ 등 주장이 나왔는데 그와 같은 맥락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충신·김선영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