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탄소 감축 ‘인센티브 방식’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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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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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지난 몇 년간 국제사회는 너무나 많고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과 기존 국제관계 변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거의 모든 국가가 에너지를 포함한 공급망 구축 및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차 에너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이러한 국제 상황의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선진국들이 보여주는 분명한 메시지는 탄소중립의 달성과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의 탄소중립산업법(NIA), 일본의 녹색성장 추진 등은 공통적으로 탄소중립과 더불어 자국의 관련 산업 보호와 육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우리나라가 처한 에너지 상황과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는 단기적으로 매우 큰 도전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과감한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40% 탄소 감축 목표는 변함없이 지킨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신뢰를 얻기는 매우 어렵고, 신뢰를 잃게 되면 이를 회복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따라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둘째, 2030년까지 40%의 탄소 감축을 어느 부문에서 감당하느냐의 문제로 접근하면 해당 부문별로 나름대로 이유와 근거로 서로에게 할당된 감축량을 줄이려 할 것이다. 40% 감축 목표를 놓고 제로섬 게임의 양상이 되면 합의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다. 부문별 목표를 설정하려면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방안을 탄력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각 부문에서 알아서 적절한 방안을 찾는 것이다. 하향식 접근 방법으로는 탄소 감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부문별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각 부문의 몫이다.

셋째, 선진국들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 방향이 기업의 탄소 감축 비용을 늘리는 것보다는 자국 기업이 탄소 감축 노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세제상의 혜택, 장기적인 연구·개발(R&D) 지원 등 자국 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국의 IRA, EU의 NIA도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적용, 세제상 혜택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매우 크다. 우리도 탄소 감축 정책은 기업의 관련 기술 개발 및 민간의 자발적인 탄소 감축 활동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우선이다. 탄소중립 문제도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2050년 탄소중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동시에 우리 경제에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국내 기업들에 탄소 감축에 따른 추가 부담을 지게 하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들은 탄소중립과 자국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우리의 에너지 상황은 선진국들보다 더 절박하다. 우리는 두 마리 토끼에 더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토끼도 한꺼번에 잡는 창의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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