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모르쇠’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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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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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논설위원

쌍방울 법인카드를 통한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정치자금 관리의 달인’으로도 불린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화영은 노무현 후보 후원회장인 이상수 의원의 보좌관으로 캠프의 자금 집행 실무 책임자를 맡았다. 대선 이후 이 의원은 불법 자금 모금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화영은 기소를 면했다. 2012년에는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선처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그러나 영장은 기각됐고 1·2심과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화영은 쌍방울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지만, 과거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 우선 물증이 뚜렷한 법인카드와 관련해 ‘전면 부인’ 대신 측근을 앞세운 ‘액수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화영의 변호인은 지난 14일 공판에서 전체 법인카드 사용 2972건 중 측근인 A 씨가 자신을 위해 직접 결제한 것이 2860건, 이화영 또는 이화영 가족을 위해 결제한 것이 73건으로 전체 사용의 98.7%에 달하고 이화영이 직접 결제한 것은 39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체적 물증이 없는 경기도 대북사업비 쌍방울 대납 의혹 사건의 경우, 이화영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등이 이화영의 부탁을 받고 북한에 스마트 팜 사업비용 등을 전달했다고 자백했다. 구체적 정황과 관련 사진도 나왔다. 그러나 이화영은 “경기도와 무관하다”는 진술을 고수하고 있다. 3차례 대질신문에서 김 전 회장이 “20년 동안 봐온 형이 내게 이럴 수 있나”고 하소연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물귀신’ 작전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납 혐의의 경우, 물증은 없지만 정황 증거가 뚜렷해 법원도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 대표와 이화영 간에 지시와 보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구체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따라서 이 대표를 보호하는 방법은 이화영 자신이 대납을 주도했으며, 이 대표는 무관하다고 스스로 꼬리를 자르는 것이다. 그러나 전면 부인으로 검찰도 이화영 선에서 수사를 멈출 수 없게 됐다. 실제로 검찰은 22일 관련 혐의로 이화영을 추가 기소한 데 이어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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