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적당한 유명세(稅)는 얼마일까요

  • 문화일보
  • 입력 2023-03-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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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방송인 김구라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구라철’에서 세무사와 세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도중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 의료보험을 한 440만 원 정도 냅니다”라고 말했죠. 이 발언은 기사화됐는데, 몇몇 씁쓸한 악플이 눈에 띄었습니다. ‘보험료 내기 싫으면 방송을 관둬라’, ‘출연 안 하면 건보료 내려간다’ 등의 비아냥 섞인 목소리였죠.

그러다 문득 “당신의 세금은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라고 되묻고 싶어졌습니다. 이날 김구라의 발언은 일상에서 주고받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요. 또한 “저 아프지도 않아요. 병원도 안 가요. (그래도)‘어쩔 수 없다, 이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죠. 김구라가 탈세했다는 소식도 아니고,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세금은 반드시 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런데 댓글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여기 또 다른 고소득자들이 있는데요. 바로 입시학원 일타 강사들입니다. 최근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을 통해 일타 강사들이 재조명받으며 몇몇 유명 강사들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죠. 사회탐구영역 일타 강사인 이지영 씨는 유튜브 채널에서 130억 원이 넘는 잔고가 찍힌 통장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일타 강사들의 이런 ‘재산 인증’에는 상대적으로 악플이 적고, 네티즌도 ‘좋아요’라는 이모티콘으로 반기는 편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결국은 ‘연예인은 쉽게 돈을 번다’는 선입견이 깔려 있기 때문이죠. 실제 김구라 관련 기사에서는 ‘진짜 돈 쉽게 버는구나. 난 보지도 않는데’(sns2****)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일타 강사 관련 기사에서는 ‘어느 분야든 톱티어(최고)에 계신 분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죠. 존경합니다’(ajda****)라는 댓글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같은 맥락이라면 메인 MC인 김구라를 비롯한 톱스타들이 돈을 벌어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탄다는 것 역시 정당한 노동의 대가라 할 수 있지만 대중의 온도 차는 극명합니다. 여기에는 일타 강사는 지식을 ‘주는’ 사람인 반면, 연예인들은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다’는 이분법적 사고도 포함돼 있죠.

과거 강호동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으로서의 불편함은 출연료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생활을 비롯해 언행 하나하나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고 이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소신인데요. 하지만 진짜 ‘공인’인 정치인·성직자보다 ‘유명인’ 연예인에게 더 큰 도덕성을 요구하며 과도한 유명세를 강요하는 일부 대중의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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