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필수의료 붕괴, 의대 대폭 증원과 PA 간호사제 급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54
프린트
심각한 의사 부족 현상을 겪는 필수의료 분야가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거듭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은 ‘심장내과 3명을 1인당 연봉 10억 원의 최고 대우로 초빙한다’는 채용 공고를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지난 4월 초에 냈으나 지원자가 없어서, 2차 공고를 냈어도 마감일인 지난달 28일까지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숙소와 식대 제공, 수술·시술에 대한 별도 인센티브, 평일 근무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6시, 일요일·공휴일 휴무 등의 추가 조건도 소용없었다.

전문의가 없어서 병원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심장학회 추계로는 부족한 심장내과 전문의가 올해 36명, 2024년 76명, 2025년 120명 등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심혈관 시술 전문의만 해도, 1년에 배출되는 20∼30명으로는 대도시 상급종합병원 45곳에 1명씩 배치도 불가능하다. 심장내과만 그런 것도 아니다. 위험부담이 크면서 진료 수입은 상대적으로 낮은 필수진료 과목은 모두 마찬가지다. 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으로 널리 알려진 서울 소화병원이 3일부터 토·일요일 진료를 중단하는 것도 의사 부족 때문이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인 ‘내외산소’ 선택을 의과대학생들부터 기피한다. 힘든 만큼 보상을 더 받을 수 있게 진료 수가(酬價)를 재조정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의대 입학 정원을 대폭 증원하고, 선진국에선 시행한 지 오래인 PA(진료보조) 간호사제를 도입하는 일이 급하다. 의료정책 전문가들은 “의대 정원을 10년간 매년 최소한 1000명 이상 과감하게 늘려야 10년 후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와 필수의료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 간호사가 별도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거쳐 진료를 보조하는 PA 간호사를 제도화하면 의사 업무 30% 대체가 가능하다고 한다. 더 미적거릴 일이 아니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