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의 ‘금동보살좌상’

  • 문화일보
  • 입력 2023-07-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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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메동양박물관 소장 금동보살좌상(왼쪽)과 국립춘천박물관 소장 금동관음보살상(오른쪽).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임영애 동국대 문화재학과 교수

이 금동보살좌상은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 바라(Charles Varat·1842∼1893)가 1888년 한국 여행 중에 수집한 것이다. 증기선을 타고 제물포에 도착한 그는 6주간 한국에 머물며 350여 점에 달하는 유물을 사들였다. 이 보살상 역시 그 가운데 하나이다. 아쉽게도 머리와 팔을 잃었지만, 잘록한 허리와 전신을 덮은 화려한 장신구만으로도 이 불상이 얼마나 이국적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복부 위의 꽃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펼쳐진 화려한 장신구는 가부좌를 튼 양다리를 덮고도 남아 대좌 위까지 걸쳐졌다. 잘린 양 팔뚝 위에도 팔찌가 장식돼 있다. 양어깨에 숄처럼 걸쳐진 천의의 자락도 양팔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 끝자락만은 연꽃 대좌 위에 남았다.

흥미롭게도 이 불상은 국립춘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강원도 회양군 장연리의 금강산 출토 불상과 매우 닮았다. 크기도 같아 이 두 불상은 원래 중앙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되도록 제작했으리라 짐작한다. 춘천박물관 불상이 아미타불 왼쪽의 관음보살상이었을 테고, 기메동양박물관 불상은 오른쪽의 대세지보살상일 것이다.

두 보살상의 이국적인 모습은 어디서 왔으며, 언제 만들어졌을까. 고려 후기에는 원나라에서 유행한 티베트 보살상의 영향을 받아 이와 같은 이국적인 불상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 보살상이 출토된 금강산은 아미타 신앙의 중심지로서 많은 사찰이 존재했던 곳이다. 특히, 고려 후기에는 원 황실이나 고려의 친원 인사들이 발원한 불상이 제작돼 봉안되던 곳이었다. 이 불상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기메동양박물관 보살상은 고려가 티베트, 원의 국제 양식을 공유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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