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매트릭스 속 미래… 이미 우린 경험하고 있다? [과학자의 서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07-07 09:24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과학자의 서재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는 이미 여기에 있다. 그것은 단지 아주 골고루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과학소설가 윌리엄 깁슨이 한 인터뷰에서 뱉은 말이다.

미래학자들은 아무 말 잔치를 한다. 수십 년 후 누가 “당신이 40년 전에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소”라고 따지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의 통찰이 뛰어나다고 느끼는 까닭은 결국 그렇게 된 것만 우리가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예측은 중요하다. 특히 미래가 불안하거나 또는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견해주는 사람이 고맙기 마련이다.

윌리엄 깁슨이 값진 이유가 그것이다. 그는 이미 여기에 있는 미래, 하지만 골고루 퍼지지 않아 아직 내가 경험하지 못한 미래를 보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미래를 소설, 영화, 만화에서 만날 수 있다. 이동통신 전문가인 정우기 교수의 ‘영화로 보고 과학이 말해주는 미래세상’이 아주 좋은 예다.

보통 영화와 과학을 연결한 책은 재밌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기술로 설명한다. 정 교수의 전공대로 전파를 이용한 통신을 다룬다. 책에는 우리가 모두 알 만한 영화 7편이 등장한다. 그리고 각 영화는 그리는 시대가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 ‘아바타’는 2150년, ‘매트릭스’는 2199년이 배경이다. “과연 그 미래는 올 것인가?” 이것이 그의 물음이다.

저자가 보기에 ‘아바타’는 뇌와 기계의 결합과 통신을 다루는 영화다. 인간은 행성 간 이동이 가능하고 바이오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해 ‘나’와 ‘아바타’가 뇌를 통해 통신하는 세상이다. 판도라 행성을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을 보여주고 아바타가 수신한 정보를 자기 뇌에서 인지하고 뇌가 다시 아바타에게 신호를 보내 제어한다. 실제 기술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이미 부분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기술이다. 빌딩 또는 도시 일부를 디지털로 구성하고 해당 지역에 센서를 둬 신호 변화에 대해 원격 제어를 하는 것이다. 오히려 ‘아바타’에는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통신하는 장면이 없는 수준이어서 이 정도면 2150년이면 판도라 행성의 디지털 트윈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미래의 ‘통신’만을 다룬 책이지만 정보기술(IT)과 함께 뇌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게 흥미로웠다. 과학은 어렵다. 기술은 더욱더 어렵다. 하지만 우리 삶을 바꾼다. 더운 날 에어컨 바람 쐬면서 영화와 함께 보기 딱 좋은 책이다.

이정모 과학저술가(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