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日 도쿄박물관 오구라컬렉션의 ‘금동비로자나불입상’

  • 문화일보
  • 입력 2023-07-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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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임영애 동국대 문화재학과 교수

이 금동비로자나불입상(사진)은 도쿄(東京)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오구라컬렉션 가운데 하나다. 오구라컬렉션은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의 수집품을 일컫는다. 1904년 빈손으로 한국에 온 그는 대구를 중심으로 전기 사업을 확장해 가면서 많은 유물을 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수집한 유물 가운데 1030건이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는데, 불교 조각이 49건이며 이 불상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불상은 오구라가 직접 사들인 것은 아니다. 궁내부 차관이었던 고미야 미호마쓰(小宮三保松·1859∼1935)가 수집한 불상을 오구라컬렉션보존회가 매입해 기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불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손 모양이다. 두 손을 가슴까지 올리고 왼손 검지를 세워 오른손으로 감아쥔 이런 손 모양을 ‘지권인(智拳印)’이라 부른다. ‘지혜의 주먹’을 한 이 불상을 우리는 ‘비로나자불’이라 하는데, 대승불교에서 ‘모든 부처가 깨달은 법’인 추상적인 진리를 부처의 형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쉽게도 몸에서 솟은 빛을 표현한 둥근 광배, 밟고 서 있는 대좌를 잃었지만, 상의 높이만 52.8㎝여서 금동불 가운데 제법 크기가 크다. 1m가 넘는 대형 금동불을 제외하고는 10∼30㎝ 크기가 일반적이니 이 상은 중형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비로자나불상의 숫자는 150점에 달하지만, 대부분이 좌상이며 이 불상처럼 입상은 매우 드물다. 또한, 당당한 신체 표현, 중형 크기, 그리고 재료가 귀한 금동불이라는 점에서 이 상은 신라 왕경에서 제작돼 왕경의 사찰 어딘가에 봉안돼 있었을 것이다.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신체는 주조 과정에서 생긴 문제일 테지만, 오히려 친근하다. 통일신라 9세기 무렵 제작된 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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