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따라하는… 생물해부법 가이드[과학자의 서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08-04 09:06
  • 업데이트 2023-08-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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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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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파 때 문상 선물 받고 싶어”라는 중학생 대화도 너끈하게 이해하는 나도 ‘수상한 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이라는 제목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수상한 생선’이라니…. 생선은 ‘생물 선생님’의 약자다. 저자 김준연은 전직 고등학교 생물 교사로, 현재는 가장 잘 나가는 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 중 한 명이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은 구독자가 47만 명이며 누적 조회 수는 1억3000만 회가 넘었다.

저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책으로 엮었다. 1권은 바다 생물, 2권은 육상 생물을 담았다.

예전에는 개구리 해부를 하곤 했지만 요즘은 그런 수업이 없다.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를 유지한 채 해부 수업을 이끌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은 해부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물을 분류하게 한다. 바다 생물을 다루는 1권의 1부에는 상어, 멸치 같은 물고기, 2부에서는 해삼, 성게처럼 척수가 있는 동물, 3부는 새우와 홍게 같은 절지동물, 그리고 4부는 굴과 가리비 같은 연체동물을 다룬다. 대부분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상어 편을 보자. 상어는 다른 물고기와 완전히 다르게 생겼다. 연골어류인 상어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아가미가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헤엄을 쳐야만 호흡할 수 있다. 또 부레가 없다. 어떻게 물에 뜰까? 간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 간에는 물보다 밀도가 낮은 기름이 많다. 창자는 짧지만 나선형이라 먹이가 회전하면서 이동해 장과 접촉하는 단면이 넓어진다.

방학도 곧 끝나가는데 혹시 책을 보고 집에서 따라 할 수 있을까 궁금한 독자도 계실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다. 저자의 유튜브 채널을 먼저 보면 더 좋다. 그런데 도대체 상어를 어디서 구하냐고? 어시장에 가면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값도 싸다. 그래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서대문자연사박물관 2층에 있는 상어 코너를 방문해 보시라. 상어에 대한 애정이 샘솟을 것이다.

‘수상한 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은 유사 도서가 없다. 해보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어떤 생물학자가 그 많은 생물을 직접 해부해 봤겠는가? 이 책의 장점은 해부를 쫓아가다 보면 진화 과정이 이해된다는 것이다. 최재천 교수가 추천사에 “이분이 내 생물 선생님이었다면 내가 얼마나 더 훌륭한 생물학자가 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썼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이정모 과학저술가(전 국립과천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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