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국립문서보관소 소장 ‘박영효 태극기’ 모사본[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08-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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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독립기념관 제공



김도형 전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태극기’는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에 가던 배 안에서 처음 고안했다. 1882년 9월 25일 고베에 도착한 박영효는 니시무라야(西村屋) 숙소 지붕에 새로 만든 국기를 달았다. ‘사화기략’에 실린 ‘송기무처서(送機務處書)’의 10월 3일자 기사에는 그가 선장 제임스(James)에게 자문해 국기 양식을 만드는 과정과 국기의 활용 및 중요성을 보고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고베를 떠나 교토·오사카를 거쳐 도쿄에 도착한 박영효 일행은 10월 23일과 24일 주일영국공사 해리 파크스(Harry Parkes)를 만났다. 박영효는 일본에 머물면서 각종 행사 때 국기를 게양해 국제적으로 알리고자 했는데, 일본에 주재하던 각국의 외교기관은 박영효 일행에 조선국기를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 파크스 공사도 조선국기의 모사를 부탁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국왕의 재가 없이는 그려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파크스는 일본 외무성에 조선국기 사본을 요청했고, 일본 외무대보 요시다 기요나리(吉田淸成)는 11월 1일자로 파크스에게 모사본을 보냈다. 해당 모사본이 현재 영국국립문서보관소(The National Archives)에 소장돼 있는 ‘박영효 태극기’다(문서번호 FO 228/871). 태극기의 크기를 적은 제원(諸元)에 따르면, 가로 142.41㎝, 세로 115.14㎝, 태극의 지름은 81.81㎝이다. 모사본은 연한 노란색 종이에 그린 것으로, 태극 문양인 음양은 홍색이 위로 가고 청색이 아래에 있으며, 현재의 태극기보다 회오리 모양으로 더 휘어 감은 형태다. 4괘는 현재와 같으나 태극과 같은 청색이다. 박영효가 제작한 실물 태극기가 아니고 일본 정부에서 모사해 주일영국공사에게 준 것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당시 박영효가 고안한 국기의 원형일 것이라고 볼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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