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치는 선수는 또 다칠까?… 회복없이 과도한 훈련 ‘독’ 됐다[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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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선수들의 반복적인 부상

잘못된 방식으로 지나친 연습
경기력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

경쟁 스트레스로 심적 부담감
근육 긴장시켜 큰 부상 일으켜

고진영, 잦은 손목 부상 고통
우즈, 27년간 부상·수술 34차례

개인 특성에 맞는 과학적 훈련
심리 안정·근력 운동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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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 고진영은 이달 초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 22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참가했으나 2라운드 도중 어깨 통증으로 기권했다. 불과 1주일 전에 프랑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치고 바로 한국으로 건너와 대회에 출전한 강행군의 결과다.

고진영은 지난해 하반기 손목 부상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세계랭킹 1위에서 밀려났다. 올 시즌 초반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다시 부진에 빠졌다. 고진영은 2021년 하반기에도 극심한 손목 통증으로 시즌 최종전을 포기할 뻔했다.

매번 특정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폭발적인 움직임을 만들고, 때로는 상대 선수와의 격렬한 몸싸움도 마다치 않는 것이 스포츠의 속성이다. 운동선수에게 크고 작은 부상이 마치 직업병처럼 일상적인 이유다. 뜻하지 않은 실수나 사고로 인한 부상이야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스포츠선수의 부상을 살펴보며 느끼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고진영의 경우처럼 부상이 특정 선수에게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미국의 한 골프 전문 채널에 따르면 우즈는 1996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27년 동안 모두 34차례의 크고 작은 부상과 수술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은 올해 4월 마스터스 도중 발생한 족저근막염과 발목 아래 관절 수술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떠난 것이다. 현재 우즈의 복귀 여부 및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스포츠에서 부상이 유독 특정 선수에게만 반복해서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잘못된 훈련 방법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에는 피로, 근육 통증과 함께 부종·근력 감소·관절 가동범위 감소 등이 발생한다. 이러한 근 기능 손실은 휴식을 취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어 5∼7일 정도면 완전히 회복된다. 우리 근육 주변에 골격근 줄기세포가 위성세포로 존재해 손상된 근섬유를 신속하게 대체하여 근육의 회복과 재생을 돕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과훈련(Overtraining)은 운동 능력의 향상이라는 보상을 제공한다. 하지만 충분한 회복 기간과 휴식 없이 반복적으로 과훈련을 하게 되면 부상과 경기력 저하 등의 이른바 ‘과훈련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고진영의 경우도 시즌 초반 2승을 거두고 난 뒤 충분한 휴식 없이 거의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습에 매달렸다고 한다. 지나친 연습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스포츠선수의 잦은 부상에는 단순히 이런 신체적 요인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도 큰 역할을 한다. 계속되는 경쟁 스트레스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감을 유발해 경기나 연습에서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과도하게 근육을 긴장하게 해 부상을 일으킨다.

선수의 성격도 부상과 관련이 크다. 자존감이 낮거나 평소 남들보다 걱정이 많거나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선수일수록 부상이 잦다. 한국처럼 스파르타식 훈련과 부상 투혼을 미화하는 문화와 지나친 성적 지상주의도 작은 부상을 치명적인 부상으로 키우는 데 한몫한다.

부상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최선이다. 부상에는 훈련의 강도보다 훈련의 양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부상을 방지하려면 선수의 개별 특성에 맞는 과학적인 훈련량의 관리와 휴식이 중요하다. 평소 스트레스 대처를 위한 심리기술 훈련과 꾸준한 근력운동도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가 은퇴한 데이비드 듀발(미국)이나 최근까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박성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상 선수들에 대한 체계적인 재활 치료와 심리 지원도 중요하다. 재활 기간 동안 선수가 겪을 수 있는 고립감·불안감·자신감 저하 등의 심리적 문제 해결을 돕고 목표설정이나 체계적인 심상 훈련(이미지 트레이닝) 등을 통해 경기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문 스포츠심리상담은 부상 선수의 성공적인 재활과 재기에 절대적 요소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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