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데니 태극기’[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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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데니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도형 전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데니 태극기’는 조선의 교섭아문과 내무부 고문관으로 활동한 미국인 오언 데니(Owen Nickerson Denny·1838∼1900)가 소장했던 태극기다. 데니는 청나라의 이홍장(李鴻章)이 조선의 속국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추천, 1886년 3월 조선의 고문관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그는 고종의 반청정책을 조언하면서 조선의 속국화를 추진한 청나라와 정면 대결하는 등 자주권 수호운동을 전개했고, ‘청한론’을 저술해 국제법적으로 조선이 독립국가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데니는 4년간 고문관으로 있으면서 조선의 외교·법률·경제 등의 분야에서 조선의 자주화와 근대화에 이바지했다.

‘데니 태극기’는 그의 후손인 윌리엄 랠스턴(William C. Ralston)이 소장하고 있다가 1981년 6월 23일 한국 정부에 기증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데니가 1891년 1월 한국을 떠난 것을 고려하면 1890년경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데니 태극기’는 태극 문양의 홍색이 오른쪽 위에, 청색은 왼쪽 아래에 있고, 양의의 넓은 부분은 좌우로 회오리처럼 굽어 있다. 4괘는 청색으로 위치는 현행 태극기와 같다. 태극기는 광목의 두 폭을 이어 박아 테두리는 손바느질로 마감하고, 태극 문양과 4괘는 바탕천을 오려내고 두 줄로 박음질해 붙였다.

가로 262㎝, 세로 182.5㎝로 현재 남아 있는 실물 태극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태극기다. 크기가 웅장해 실내 게양용이 아니라, 실외 행사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데니 태극기’는 매우 아름답고 정교하게 제작돼 초기 태극기 연구의 귀중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2008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가 2021년 보물로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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