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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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 학예연구관

무더위와 태풍이 휩쓴 여름을 지나, 9월 중순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아름다운 우리 활옷(사진)을 한자리에 선보인다.(9월 15일∼12월 13일) 미국 클리블랜드박물관(Cleveland Museum of Art), 필드박물관(Field Museum), 브루클린박물관(Brooklyn Museum) 소장 활옷들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 처리를 마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LACMA) 소장 활옷이 그 주인공이다.

적의(翟衣)를 입고 혼례에 나갔던 조선의 왕비, 왕세자빈과 달리 공주, 옹주, 군부인(왕자의 부인)과 같은 왕실 여성들은 활옷을 입었다. 활옷은 순우리말로, 실록이나 ‘국혼정례(國婚定例·1749년)’ 등에는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하고 있다.

적의가 점잖고 격조 있다면 활옷은 매우 아름답다. 전통 염색으로 낼 수 있는 가장 진한 홍색인 ‘대홍(大紅)’의 직물에, 이 대홍이 무색할 정도로 치밀하고 섬세한 왕실 자수가 넘치도록 베풀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도 부족해 고급스러운 금박까지 아낌없이 등장한다. 절약을 중시했던 왕실이 복식에 둔 제약에는 아랑곳없이, 앳된 신부의 혼례를 맘껏 축복해준 느낌이다.

LACMA의 활옷은 이러한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1939년 미술품 수집가 벨라 매버리(Bella Mabury)가 기증한 것이다. 연꽃·모란·봉황이 전면에 자수로 장식돼 있고, 귀여운 동자무늬와 ‘이성지합 만복지원(二姓之合 萬福之源·남녀의 결합은 곧 만복의 근원이다)’과 같은 혼인 축복의 메시지들이 자수로 담겨 있다. 함께 전시되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복온공주 활옷(1830년)’의 자수무늬들이 잔잔하게 베풀어진 것에 비해 LACMA 활옷은 무늬가 좀 더 큼직하게 나타나 있어, 비교하며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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