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붕괴로 초토화된 리비아… 민심 폭발 ‘대규모 시위’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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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수백 명 “의회 무너져야”
의장 사퇴·피해보상 등 촉구


전례 없는 대홍수로 인해 도탄에 빠진 리비아 주민들이 정부와 의회의 무능과 무책임을 규탄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구조 작업 난항, 전염병 확산 우려와 맞물려 리비아 내 혼란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18일 프랑스24에 따르면 이날 수백 명에 달하는 데르나 주민들은 데르나 도심 알사하바 모스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고 “리비아인들은 의회가 무너지기를 원한다”고 외쳤다. 이어 “아길라 살레는 신의 적”이라며 아길라 살레 동부 의회 의장의 사퇴를 촉구, 정치적으로 분열된 리비아의 단결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가 충돌하는 등 무정부 상태에 빠진 자국을 규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위대는 또 성명을 통해 재난에 대한 국제적 조사와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살레 의장의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태풍 다니엘이 쏟아낸 폭우로 2개 댐이 무너지면서 항구도시 데르나를 덮쳤다. 살레 의장은 재난 발생 나흘 후 만에야 “하느님이 뜻하시고 행할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는 등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데르나 지역 댐이 무너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에 붕괴한 댐 2곳(알빌라드댐·아부댐)은 각각 도시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약 1㎞와 13㎞ 떨어져 있으며, 1970년대에 지어진 이후 20년 이상 유지 보수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리비아 검찰은 현재 수사단계에 있다.

한편 유엔은 이날 리비아에 ‘두 번째 파괴적 위기’를 경고했다. 식수원이 오염돼 수인성 감염병이 돌 가능성이 크고 홍수에 떠밀려온 지뢰도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사망자는 최소 3922명, 실종자는 9000여 명에 달한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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