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숨어 있던 우리 화조병풍[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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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제공



고연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Asian Art Museum, San Francisco)에 소장된 이 19세기 화조화병(사진)은, 4폭을 하나의 화면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화조화로 비단 바탕에 섬세한 표현이 돋보인다. 이에 비견될 만한 구성과 규모의 화조도 4폭 병풍 두 틀이 서울의 국립고궁박물관에 전하고 있는데, 여기 소개하는 이 병풍이 좀 더 크고 필묵의 솜씨에 더욱 생동감이 있다.

병풍에는 꽃가지에 꽃이 가득 붙어 풍성하게 뻗어 나간 조선 왕실 특유의 표현법으로 그려진 홍색 도화(桃花)와 분홍 해당화, 녹색 이끼가 융단처럼 덮여있는 커다란 바위, 붉은 깃털이 좌우로 난 화사한 금계(錦鷄), ‘구욕’이라 불린 청명한 소리의 구관조(九官鳥)가 한 데 어울려 있다.

병풍을 기증한 에이버리 브런디지(Avery Brundage, 1887∼1975)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위원장을 지낸 스포츠인인 동시에 7700여 점의 동양 예술품을 기증해 아시아미술관의 기반을 만들어 준 공이 큰 인물이다. 그러나 인종차별 행위, 나치 옹호 행적이 드러나며 최근 미술관에 있던 동상이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가 기증한 한국작품은 149점으로 이중 회화작품은 10점에 불과하지만 모두 주목할 만하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의 한국미술담당 최윤지 큐레이터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이번 달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 남원(國立故宮博物院 南院)에서 개최되는 ‘조선-청 예술교류 특별전(朝鮮王朝與淸宮藝術交會特展, 23.10.01∼24.01.01)’의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현재 타이난(臺南)에서 이 병풍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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