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클리블랜드 미술관 소장 양면 병풍 ‘백납도병풍’[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3 11:33
  • 업데이트 2023-10-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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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 소장.



이정은 한국외국어대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

한 화면에 다양한 모양과 주제의 작은 그림들을 모은 그림을 백납도(百納圖)라고 한다. 화면 속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작은 그림들을 직접 붙인 경우도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에 소장된 백납도는 10폭으로 이뤄진 병풍(사진)으로, 폭마다 산수, 인물, 화조, 영모(翎毛), 어해, 사군자, 기명절지(器皿折枝) 등 19세기 유행한 여러 종류의 그림이 원형, 직사각형, 정사각형, 접선형, 단선형 등 각기 다른 형태의 화면 속에 그려져 있다.

그림 속 그림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러기, 꿩, 닭, 매, 나비, 매미, 잠자리, 고양이, 조개, 가재, 잉어,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다양한 동식물은 물론이고, 물레를 돌려 실을 잣거나, 베틀로 옷감을 짜는 여성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다채롭다.

고든 모트(Gordon K. Mott·1914∼1998)의 유증품 중 하나인 이 병풍은 앞면에는 백납도, 뒷면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서예를 담고 있는 양면 병풍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뒷면의 가장 왼쪽과 오른쪽, 즉 병풍을 접었을 때 덮개 부분이 되는 두 폭을 제외한 중앙의 여덟 폭에는 절기별로 풍취를 읊은 유종원(773∼819), 장식(1133∼1180) 등의 고전 시문이 단정하게 적혀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는 하나의 병풍을 통해 두 가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양면 병풍이 유행했다.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등 국내에 소장된 다른 양면 병풍과 더불어 그림과 글씨, 채색과 수묵 등 하나의 병풍을 통해 다양한 서화를 감상하고 즐기고자 했던 당시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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