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피프티편 ‘대역 재연 배우’ 썼다…SBS “답변 여부 고민中”

  • 문화일보
  • 입력 2023-11-15 09:45
  • 업데이트 2023-11-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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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역 재연 배우를 쓴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전속계약 분쟁을 다룬 SBS 간판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 등장해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인터뷰이가 ‘대역 재연 배우’인 것으로 확인됐다. 어트랙트는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이미 허위 주장을 한 이 인터뷰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묻는 문화일보의 취재 요청에 SBS 측은 “(제작진이)답변을 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납득할 수 없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한 ‘그알’의 CP(책임 프로듀서)와 PD는 문화일보의 취재 요청에 불응하고 있다.

‘그알’은 지난 8월19일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을 방송했다. 방송 직후 “편파적이었다”며 시청자 비판이 쇄도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민원이 빗발쳤다.

또한 이 방송에서는 어트랙트의 ‘내부 관계자’로 소개된 인물이 등장해 “전 대표는 (큐피드) 노래가 갑자기 잘 되자 ‘나도 한번 돈을 좀 벌어보겠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 대표는) 애들이 데뷔할 때까지 월말 평가에 한 번 온 적 없으면서 왜 갑자기 (피프티피프티의) 아빠라고 하고 다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트랙트 측은 “회사에 그런 남자 직원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전 대표가 월말 평가에 꾸준히 참석했다는 것은 증거 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입증됐다. 어트랙트 측은 “‘그알’ 제작진이 어트랙트에 물어보면 사실 확인이 가능한데 관련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취재 결과, ‘그알’ 측과 접촉한 인터뷰이는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제작진이 대역 재연 배우를 썼고, 그 과정에서 성별을 바꾼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지난 10일 SBS 홍보팀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그알’의 경우, 맨 앞에 재연 배우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명기해놓는다”고 밝혔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취재원 신변 보호를 위해 ‘대역 재연과 가명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을 담은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실제, 피프티 편을 비롯해 ‘그알’의 시작 화면 하단에는 ‘이 프로그램은 취재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대역 재연과 가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삽입된다. 하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해 대역을 써서 재연한 장면이라는 표기를 넣지 않아 시청자들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게다가 ‘그알’은 다른 편에서 ‘재연’ 표기를 쓴 경우도 있다. 결국 ‘대역 재연 배우’ 표기 여부는 제작진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팩트가 틀렸다. “애들이 데뷔할 때까지 월말 평가에 한 번 온 적 없다”는 인터뷰이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인데, 이에 대해 어트랙트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거나 최소한의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사 보도 프로그램으로 그 책임을 방기했다고 볼 수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재연’ 표기를 한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게다가 ‘그알’ 측은 어트랙트가 해당 인터뷰이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때도 침묵을 지켰다. 이런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제작진으로서 해당 인터뷰와 화면에 대한 해명이 필요했다고 방송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문화일보는 지난 10일 SBS에 답변을 요구했다. 담당 CP와 PD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터라 홍보팀을 통해 공식적으로 질문지를 보냈다. 이 날 홍보팀은 “내일(11일) 방송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으신 것 같다. 월요일(13일)에 꼭 답변주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에 13일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내일(14일)은 SBS 창사일이라서 오전에 기념식이 있다 보니 답변이 늦어지고 있다. 오후 2시에 교양본부장님과 회의 들어가니 확인 후에 말씀드리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하지만 이 날 오후 홍보팀 관계자는 “회의에 들어갔다 왔는데, 이걸 답변을 해야 되는지 말아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계시더라”면서 “‘월요일까지 답변을 주기로 하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아직 결정을 못 내린 것 같다. 그래서 ‘(취재 매체가)기사를 써도 어쩔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 하여튼 ‘빨리 결정을 해서 알려주겠다’는 얘기만 계속하고 확답을 안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알’은 탐사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시사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취재해 팩트를 체크하고, 또한 논란 당사자들에게 질문을 던져 답을 구한다. 하지만 정작 제작진은 간단한 팩트체크에 답을 미루고, 취재진의 연락을 회피하기 급급하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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