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제·평화유지 핵심축… 韓 참모진 늘리고 지휘라인 참여 추진[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1 08:55
  • 업데이트 2023-12-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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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50년 7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유엔군사령부 창설식에서 초대 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앞줄 오른쪽) 원수가 유엔기를 넘겨받고 있다. 유엔사 SNS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북한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0문10답 - 유엔군사령부의 모든 것

창설 70년만에 첫 국방장관 회의… 평화수호 의지 재확인
文 정부땐 ‘종전선언’ 위해 홀대… 유엔사 입지 한때 흔들
韓, 현재는 ‘주둔국’ 위상… 참모진 파견으로 주도권 확보
한·미 효율적 안보체계 위해 ‘적정규모화’ 필요성에 공감


유엔군사령부(유엔사·United National Command·UNC) 당사국이자 주둔국인 한국과 17개 유엔사회원국의 국방장관 및 주한대사 등이 참석한 국제회의인 ‘제1회 한국·유엔사 국방장관회의’가 유엔사 창설 70년 만인 지난 14일 열린 것을 계기로 유엔사의 역할 강화와 임무에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가국들은 “한반도에서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 행위나 무력공격이 재개될 경우 유엔사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천명하는 공동선언을 70년 만에 다시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 ‘종전선언’ 추진으로 해체까지 거론되던 유엔사가 윤석열 정부 들어 회원국 확대 등 외연 확장과 한국군 참모부 참여, 회원국들의 한미 연합·연습 기회 확대, 회의 정례화까지 추진하는 등 유엔사 ‘적정 규모화(Rightsizing)’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1950년 7월 창설된 유엔사는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다자 플랫폼이자 현재진행형인 안보 기재로서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첨예화하는 시점에 열린 이번 회의 공동선언은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는 유엔사회원국의 집단 경고 메시지다. 유엔사 임무와 역할 강화가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 유엔사의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1.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제1회 한국·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는 여전히 유엔사의 본래 역할과 기능이 유효함을 상기시켜주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 수호에 대한 회원국의 지지를 확인하고 강력한 대북억제 메시지를 발신하는 한편 회원국 간 협력 및 연대를 공고화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해군의 다국간 지뢰전 훈련, 한미 연합상륙훈련, 연합 KCTC훈련 등을 통해 평시 회원국들과 다양한 연합 연습·훈련을 하는 등 전시 임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유엔사 기능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또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모든 불법행위’를 비판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성명 내용은 반세기가 훨씬 넘는 시간 동안 한반도 불안정 상황을 억제한 유엔사의 기여를 평가하고 그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는 등 유엔사의 역할과 기능을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다.

2. 유엔사 해체 시 불이익

유엔사가 해체된다면 유사시 군사적 대응능력이 크게 부족해질 것이다. 현재의 유엔사는 유사시 추가적인 결의 없이 전력제공국들의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유엔사가 해체된다면 그와 같은 국제사회의 군사적 지원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6·25전쟁 참전국들이 추가적인 결의 없이 한국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1950년 발생한 안보리 결의들과 유엔총회 결의 제376호가 계속 유효해야 하는데, 그 유효성을 실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유엔사이기 때문이다. 또 유엔사가 해체되는 경우 90일 이내에 철수한다고 규정돼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의 사용권도 종료된다. 따라서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 유엔사 체제의 이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3. 종전선언, 유엔사 해체될 뻔

정전협정 체결 당시만 해도 6·25전쟁의 산물인 정전체제가 이처럼 길게 유지될 것이라곤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이 종결된 것이 아니라 한시라도 전쟁이 재개될 수 있는 ‘불안정한 평화’ 상태다. 유엔사는 70년간 ‘정전협정 관리자’로서 한반도에서 전쟁억지에 기여해 왔으며, 크고 작은 도발과 무력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인 현장조사와 중재 등을 통해 확전 방지와 위기 완화에 힘써왔다. 그러나 유엔사의 이러한 순기능적 기여에도 불구, 그동안 우리 정부의 무관심과 소극적 태도로 말미암아 유엔사의 위상과 존재감이 크게 약화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관성이 없는 대(對)한반도 정책 등으로 말미암아 유엔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린 것도 한몫했다. 심지어 문재인 정권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매개인 종전선언을 성사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엔사를 폄훼, 홀대했으며 궁극적으로는 해체에 방점을 둠으로써 유엔사는 물론 이를 구성하는 회원국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4. 유엔사회원국 가입 조건

유엔사회원국은 6·25전쟁 때 전투병을 파병한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4개국과 의료지원단을 보낸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등 3개국 등이다. 최초 유엔사회원국은 전투파병 16개국이었고, 의료지원 5개국은 회원국에 포함이 안 됐지만 이후 일부 전투병 파병국가들의 탈퇴(룩셈부르크, 에티오피아)·재가입(남아공), 의료지원국 가입(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으로 인해 현재 17개 회원국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정부 의료지원국 탈퇴까지 거론됐지만 현 정부 들어 한미연합방위력 강화 차원에서 회원국 수를 늘리기로 했다. 신규 유엔사회원국 가입은 한국 정부와 유엔사, 신규 가입 희망국가 간 협의하에 가능하다. 유엔사 가입희망국은 △관련 안보리 결의·정전협정·1953년 워싱턴 선언 지지 △비밀공유협정 체결 등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현 정부 들어 미 측과 협의 과정을 거쳐 회원국 확대 시 우리 정부와의 협의하에 신규회원국 가입절차를 진행하도록 합의했다.

5. 한국의 참모부 가입

유엔사는 2022년 11월부터 한국군의 유엔사 참모부 참여방안 협의에 착수, 장성급 장교를 포함한 적정인원과 직책 참여를 검토 중이다. 정부는 유엔사 참모부 내에 한국군 장성 등을 파견, 지휘라인에 참가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현재 유엔사는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하고 있는 사령관(대장)과 부사령관(중장), 참모장(소장), 부참모장 및 5개 참모(작전·정보·인사·군수지원·기획관리참모부장)로 지휘라인이 구성돼 있다. 부사령관은 2018년부터 미군에서 영국·호주·캐나다군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으며, 나머지 보직은 주한미군이 겸직하고 있다. 한국군 장성은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겸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게 유일하며 참모부 회의에는 참석 못 하고 있다. 앞서 유엔사는 2020년 말 50개 미만의 유엔사 핵심 참모 직위를 80개로 늘리고 이 중 10여 개를 한국군이 맡아달라는 제안을 우리 측에 요청한 적이 있다.

6. 유엔사 존립 근거

유엔사는 북한 침략을 격퇴한 뒤 1953년 7월 27일 체결한 ‘한국 군사정전협정’에서 “본 정전협정의 준수와 집행 책임은 본 정전협정에 조인한 자(유엔군사령관)와 그의 후임 사령관에게 속한다”고 명시했다. ‘한국 휴전에 관한 16개국 공동정책선언문’인 워싱턴 선언은 ‘만약 국제연합 제원칙에 반한 무력 공격이 재발할 경우 우리는 세계평화를 위하여 다시 단결해 즉각적으로 이에 대항할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것이 회원국의 재참전 및 전력 제공 근거가 됐다. 1953년 정전협정 조인 후에도 유엔사는 정전협정과 워싱턴 선언 등의 근거를 통해 존립이 지속됐다. 1954년 ‘유엔사-일본 정부 간 주둔군지위협정’, 1960년 ‘미·일 신안보조약’ 등에 따라 극동지역 국제평화 유지를 위해 미군의 일본 내 전략가치가 높은 7개 유엔사 후방기지 사용이 허용됐다.

7. 유엔사 역할과 임무

초기 유엔사 역할과 임무는 창설 원칙을 토대로 네 가지로 구성됐다. 첫째, 유엔사에 부여된 가장 근본적인 임무로, 북한의 군사적 공격으로부터 한국 방위 역할이다. 둘째, 유엔총회 결의안 제376호에 근거한 한국의 통일·독립·민주 정부 수립 지원 등 한반도 통일을 지원하는 임무다. 이는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고 한반도 통일을 달성하는 데 유엔사가 지원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셋째, 정전협정 준수·유지 임무다. 유엔사는 정전협정 조항 이행, 위반행위 시정 등 협정 준수 방법을 강구하고, 긴장 완화의 권한과 임무·책임을 갖는다. 유엔군사령관은 정전협정상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며, 정전협정 유지 임무 관련 사항을 유엔에 보고 및 건의할 책임이 있다. 넷째,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워싱턴 선언에 기초해 유엔사회원국들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제공하게 되는데, 이를 유엔사가 수용·운용·통제·지원한다.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CFC)가 창설되고 탈냉전과 2010년대 중반 유엔사 적정규모화 등을 거치면서 유엔사의 역할과 기능은 크게 ‘정전협정 준수를 통한 한반도 평화유지’와 ‘유엔사회원국의 결속 및 전력 유지’를 중심으로 수행됐다.

8. 유엔사 창설 배경

유엔사는 유엔헌장의 ‘집단안보(collective security)’ 개념이 적용돼 설립된 최초 사례다.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유엔 안보리는 북한 남침을 평화의 파괴행위로 규정하고 ‘전쟁중지에 관한 유엔 결의’인 안보리결의안 제82호를 채택했다. 북한이 이에 불응하고 공격을 지속하자, 안보리는 6월 27일 결의안 제83호를 채택, ‘대한민국 지역에서 북한의 무력 공격을 격퇴하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유엔 회원국들에 권고했다. 7월 7일 회원국 참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통합사령부(United Command) 창설을 권고하는 결의안 제84호를 채택했다. 7월 31일 국제사회의 한국지원 및 구호를 유엔사가 결정하도록 하는 결의안 제85호를 채택했다. 지휘권을 위임받은 미국은 미 합참을 대행기구로 지정했고, 합참은 당시 극동군 총사령관이자 주일미군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던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를 유엔군사령관에 임명했다. 7월 14일에 맥아더 사령관에게 유엔군사령부 부대기가 전달됐고,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 일체를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했다. 7월 24일 ‘유엔군을 지휘통제하며, 북한군의 무력공격을 격퇴하고 국제평화와 안전 회복을 위한다’는 목적의 유엔사가 도쿄 극동군사령부에서 창설됐다.

9. 유엔사 내 한국의 위치

한국은 현재 6·25전쟁의 당사국이자, 유엔사 주둔국의 위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회원국이 제공하는 전력을 유엔사를 통해 지원받는 국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는 한국의 유엔사회원국 가입 추진과 관련해 주둔국과 피지원국으로서의 역할과 한계, 회원국 가입 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유엔사회원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한민국 방위를 지원하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 중 현재 유엔사에 연락단을 운용 중인 국가다. 특히 한국은 회원국이나 전력제공국이 아니라 ‘주류국(host nation·당사국)’으로서 ‘유엔사 일원’이 되며 한국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갖는다. 한국은 주류국으로서 유엔사에 참모진을 제공하고 전력제공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0. 전작권 전환 후 유엔사는

2018년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래 한·미연합사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을, 미군 4성 장군이 부사령관을 맡도록 한다”는 공동의 약속에 따라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준비해왔다. 일각에서 전작권 전환 후 새로운 한미연합사 체제가 되면 유엔사가 한반도 유사시 전쟁 수행 최고사령부(전투사령부)가 될 것이며, 미국이 전작권 이양 후 유엔사를 전투사령부로 강화해 군사적 지배를 영구화하려 한다는 주장을 폈는데,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 밝혔다.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할 미래 연합사 체제가 출범하면 유엔사는 효율적인 정전체제 관리와 원활한 전력 제공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유엔사에 한국군 참모를 증원·증편하는 등 ‘적정 규모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한·미의 입장이다. 안광찬 한국-유엔사친선협회(KUFA) 회장은 “유엔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더욱더 원활한 한미 대화창구가 필요하게 됐다”며 “유엔사 역할은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화 정착과 통일 과정에도 기여하도록 ‘적정 규모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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