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는 왜 대상 소감조차 ‘패싱’했나?…애먼 피해자 된 팬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30 11:53
  • 업데이트 2023-11-30 12:33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룹 뉴진스



28,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23 MAMA AWARDS (2023 마마 어워즈)’가 막을 내렸다. ‘상받을 만한 이들이 받았다’는 평가 속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4개 대상을 싹쓸이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이 각각 1개씩 거머쥐고, 걸그룹 뉴진스에게 2개가 돌아갔다.

군복무를 앞둔 방탄소년단이 영상 소감을 보내고, 직접 참석한 세븐틴이 감격의 소감을 밝히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반면 뉴진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영상 소감조차 없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뉴진스의 수상을 기대하고, 그들을 보길 고대하던 현장 4만여 명의 팬들로서도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상식은 크게 두가지로 구성된다. 시상과 수상이다. 누군가는 상을 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받는다. 처음에는 ‘누가 받을까?’라는 궁금증이 앞선다. 막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한 수상자의 반응과 수상 소감이 시상식의 마침표를 찍는다.

그런 측면에서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의 수상 과정은 더할 나위 없었다. 28일 방탄소년단은 4개의 대상 중 하나인 ‘월드와이드 아이콘 오브 더 이어’를 품에 안으며 2018년부터 6년 연속 이 부문의 주인공이 됐다. 멤버 3명이 군복무 중이고, 나머지 4명은 불과 보름 뒤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터라 방탄소년단은 참석할 수 없었다.

대신 막내 정국이 영상으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벌써 6번째 (이 상의) 주인공이 됐는데 이렇게 변치 않는 사랑을 보내주시는 아미(공식 팬덤) 정말 고맙고 감사드린다"며 "오늘 다 같이 만나지는 못해 아쉽지만, 곧 더 큰 하나가 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을 받는 자리에서 정국은 ‘더 큰 하나’, 즉 2025년으로 예상되는 완전체 복귀를 예고했다. 비록 영상 소감이었지만 현장에 모인 팬들이 끓어오를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세븐틴은 대상의 감격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데뷔 8년 만에 품에 안은 값진 상이기 때문이다. 우지는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오래 걸린 것 같다. 너흰 안될 것이라고 정말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고, 승관은 "올해 다사다난했는데 누구보다 우리팀을 응원하고 사랑해줬던 문빈에게 사랑하고 감사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런 멤버들의 릴레이 수상 소감을 들으며 현장의 팬들은 "파이팅"을 외쳤다. 이는 그들의 히트곡인 ‘파이팅해야지’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수상자의 감격,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축하가 화합과 조화가 돋보이는 명장면이었다.

그리고 이제 뉴진스의 수상이다. 그들은 ‘올해의 노래’(디토)와 ‘올해의 가수’ 등 2개 부문 대상 주인공이 됐다. 이외에도 ‘베스트 여성 그룹’,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성 그룹’ 등 총 4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다른 스케줄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방탄소년단도 불참했기 때문이다. 대신 영상을 통해 정국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뉴진스는 그 조차도 없었다. 시상한 주최 측도, 수상 대상인 뉴진스도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 상황의 진짜 피해자는 현장의 모인 팬들과 뉴진스다. 뉴진스는 그들을 향한 멋진 밥상이 차려진 곳에 발조차 디디지 못했고, 한 해를 마무리하며 좋아하는 K-팝 그룹의 영광의 순간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이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을 보며, 다수의 가요계 관계자는 지난해 열린 ‘2022 MAMA’를 언급했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데뷔 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지만 MAMA에서는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무관에 그쳤다. 대신 ‘뉴진스의 센터’라 불리는 민희진 프로듀서가 브레이크아웃 프로듀서 상을 받았다. 이 직후 보이지 않는 불협화음이 들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 여파가 올해 시상식 불참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하이브와 MAMA가 엇박자 행보를 보인 것일까? 하이브가 MBC와 불편한 관계를 보이며 소속 가수들의 MBC ‘쇼 음악중심’ 출연을 자제하다가 얼마 전 화해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 어렵다.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역시 하이브 소속이기 때문이다.

결국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이 각각 속한 레이블인 빅히트, 플레디스와 별개로 뉴진스의 어도어와 MAMA 측이 불편한 관계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요한 건, 이 과정에서 그룹 멤버들은 애먼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데뷔 1년 남짓인 뉴진스 멤버들이 MAMA 불참을 선언하거나 "소감 영상도 보내지 말자"고 담합했을 리 만무하다. 또한 MAMA는 뉴진스 측에 공식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뉴진스 입장에서는 오히려 대상을 받는 감격스러운 자리에서 의미있는 소감을 말하고 싶었을 법하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어떠한 외력으로 인해 뉴진스 멤버들은 2023년의 주인공이 되는 자리에 설 수 없었고, 그들을 기다리던 팬들은 허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문화일보는 뉴진스 측에 입장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