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하다, 좋은 길 가시길”…‘소신공양’ 자승스님 입적에 불교계 안팎에서 애도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1 10:07
  • 업데이트 2023-12-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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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분향소 찾은 시민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황망합니다. 정말 좋은 곳으로 잘 가시길 바랍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해봉당 자승 대종사가 갑작스럽게 입적한 이튿날인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큰스님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예상치 못한 자승스님의 ‘소신공양’(燒身供養)에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한결같이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종단을 대표하는 사판승(事判僧·종무행정을 담당하는 승려)이자 큰스님으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쳐온 만큼, 정관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분향·헌화를 하고 3배를 올리며 추모했다. ‘자승 큰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방명록에 적은 유 장관은 조문을 마치고 대웅전을 나서면서 “자승 큰스님이 15년 전 총무원장을 하셨을 때 문체부 장관을 하며 자주 뵙고 고견을 들었다”고 생전 인연을 떠올렸다.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해 국회 불자 모임 정각회 회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등도 분향소를 방문해 애도했다. 오후 7시가 넘어 자승스님의 법구가 조계사로 이운돼 극락전에 모셔졌단 소식에 일반 불자들도 분향소를 찾아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1일에도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이날 오전 조계사를 방문하고, 오후엔 승려 양성 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 총장스님과 교직원 50여 명이 분향소를 찾는다. 원적에 들기 직전까지도 “향후 10년 간 대학생 전법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교육불사에 힘썼던 자승스님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자승스님은 최근 출가자 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동국대와 중앙승가대의 통합으로 역량 있는 스님과 불자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에 소속된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협의회, 기독교, 원불교 공동대표들도 방문키로 하는 등 종교계 전반으로 추모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종단장(宗團葬)으로 치러지는 자승스님의 장례식은 5일 간 진행된다. 조계종은 총본산인 조계사를 비롯해 소속 본사인 경기 화성시 용주사, 회주를 맡았던 서울 강남구 봉은사 등 인연이 깊은 사찰과 전국 교구본사에도 분향소에 설치해 불자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조계사에서 봉행되고, 이후 용주사에서 다비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은 “대종사께선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自火葬)을 하심으로써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유승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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