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억만장자들, 자수성가보다 상속으로 재산 더 모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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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투자은행 UBS 보고서

‘금수저’ 재산 1508억 달러로
9년만에 자수성가 재산 추월
“부자 상속 20년 더 이어질것”


올해 새로 늘어난 세계 억만장자들의 경우 개인 사업 등으로 스스로 축적한 자산보다 상속으로 축적한 자산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와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보다 자녀에게 상속하는 부자 부모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 투자은행 UBS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대부호들은 스스로 부를 창출하기보다 상속을 통해 더 많은 자산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규 억만장자 137명 가운데 스스로 억만장자에 오른 84명의 총 자산은 1407억 달러(약 183조 원)였다. 반면 올해 상속으로 억만장자가 된 53명의 경우 물려받은 자산이 1508억 달러에 달했다. 총액 기준으로나 1인당 기준으로나 상속 부자들이 자수성가 부자들보다 더 많은 부를 증식한 것이다. UBS는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 9년간 세계 부호들의 재산을 추적한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속에 의한 부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UBS의 글로벌 자산 관리 전략 고객 책임자인 벤자민 카발리는 “많은 억만장자 기업가가 고령화하면서 막대한 부의 이전이 크게 탄력받고 있다”며 “1000명 이상의 억만장자가 자녀들에게 5조2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상속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20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리서치 회사인 세룰리 어소시에이츠는 미국에서만 2045년까지 약 73조 달러가 상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부의 창출이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특징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2022년과 2023년 초까지 계속된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로 기업가들이 사업을 상장하고 부를 증가시킬 기회가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UBS의 맥스 쿤켈 투자 전략가는 “고금리와 경제적·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선 부의 창출이 더욱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억만장자의 62%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다만 향후 전망이나 선호 자산군 등을 놓고 억만장자들의 세대별 시각차도 뚜렷하게 감지됐다. UBS는 “1세대 부자들은 미국 경기 침체 및 기타 즉각적인 위협의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는 이에 반해 억만장자 상속인들은 부모들보다 청정에너지나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 투자하면서 세계 경제가 직면한 주요 기회와 도전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2544명이었다. 이들의 총 자산은 1년 새 9% 증가한 12조 달러(1경5588조 원)로 집계됐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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