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 ↓ 물가 ↑… 총선용 포퓰리즘은 민생에 毒이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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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0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1%로 낮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2.6%로 높였다. 예상보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더 오른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긴축 기조는 6개월보다 길어질 것”이라며 고금리 장기화도 예고했다. 이미 10월 생산·투자·소비가 ‘트리플 감소’하면서 V자형 반등 기대는 물 건너갔다. 11월 주택담보대출이 4조8000억 원 늘어나 기준금리 인하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자칫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경기 활성화에는 통화·재정 정책보다 구조조정이 답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문제는 내년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 경쟁이다. 여야는 “민생과 예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작 국회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또는 우회 법안들이 넘쳐난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예타 면제 예산 규모가 44조 원에 달한다. 11조 원대 달빛고속철, 3조 원의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11조 원대 대구공항 이전 특별법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야당은 지역사랑상품권, 여당은 노인 임플란트 지원과 명절 여객선 반값 요금을 내걸었다. 한결같이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물가 거품으로 실질소득도 좀먹는 결과를 자초하는 일이다.

내년에 2.1% 저성장을 하게 되면 올해 60조 원에 이어 2년 연속 세수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한 재정 준칙 도입 논의는 사라지고 총선용 선심 경쟁이 난무하고 있다. 민생(民生)은 말 그대로 국민의 살림살이다. 민생에 집중하겠다면 일자리와 물가·소득 등에 집중해야 한다. 포퓰리즘으로 생기는 재정 적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민생에는 독(毒)이다. 정치권은 “내년에도 물가가 높아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는 이 총재의 경고를 흘려들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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