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법, 우리가 전하겠습니다”[부고]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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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일 경기 화성시 용주사 연화대에서 자승 대종사의 다비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승 대종사 다비식 엄수

“모든 문제 세밀하게 챙긴분
불교계 큰 어른 안 계시니…”


“부처님 법, 우리가 전하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다비식이 열린 3일 경기 화성시 용주사에는 큰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국에서 모인 스님들과 불자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자승 스님의 법구가 놓인 연화대에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며 “나무아미타불”을 외었다.

다비식을 마친 후 문화일보와 만난 성효 스님은 자승 스님을 떠올리며 “모든 문제를 세밀하게 살피고 챙긴 스님의 뜻을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큰 어른이 이제 안 계시니…”라고 말을 흐렸다. 성효 스님은 자승 스님과 조계종 30대 총무원장을 지낸 월암당 정대 대종사(1937∼2003)의 상좌(제자)로 함께 수행한 사형제다. 자승 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 주지로 ‘전법 포교’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는 동료 스님으로 꼽히는 만큼, 유훈을 잇겠단 의지와 함께 큰스님의 빈자리로 인한 우려를 동시에 내비친 것이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의 장례를 종단장으로 치르면서 종단 차원에서 전법 포교 정신을 이어가겠단 뜻을 거듭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1만여 명의 불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엄수된 영결식에서 “(자승 스님의) 상월결사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대화상의 수행력과 유훈이 결집 된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 포교의 길을 걸어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불교계 대표 사판승(事判僧)으로 갈라진 종단 파벌을 하나로 통합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자승 스님이 원적에 들며 구심점을 잃은 조계종이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조계종 차원에서 자승 스님의 입적을 스스로 몸을 불살라 공양을 바치는 ‘소신공양(燒身供養)’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불교계 일각에서 비판 목소리도 들린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가 조계종 소속 승려 4610명을 대상으로 자승 스님의 입적을 소신공양이라 부를 수 있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276명) 중 93.1%가 ‘영웅 만들기 미사여구’라고 답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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