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콤까지 거론된 美의 中 견제와 더 중요해진 경제외교[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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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개편을 위해 대중 견제와 압박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금지하는 외국우려기업(FEOC)에 중국과의 합작회사까지 포함하고 냉전시대 대(對)공산권 수출 규제 체제인 코콤(COCOM)까지 상기시킬 정도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1일 FEOC 세부 규정을 발표하면서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합작사로부터 조달하는 부품은 2024년,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중국이 미국의 규제를 우회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더구나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다음날 “중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려면 동맹국과의 수출통제 공조가 필수”라면서 냉전시대 공산권에 전략 물품 수출을 막았던 코콤 같은 다자체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코콤을 대체한 현행 바세나르 체제가 러시아 등의 반대로 무력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다자 체제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중국이 독일·네덜란드·일본·한국에서 기술을 구할 수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4개국을 콕 집어 거명한 점도 심상찮다.

중국과 합작 배터리·소재 공장을 추진해왔던 국내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지분을 25% 이하로 낮추려면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중국 동의를 구하는 일은 더 힘들다. 자칫 갈등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갈등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미국의 대중 견제가 오히려 더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적어도 내년 11월 미 대선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동맹국 공조 요구도 커질 수 있다. 우리로선 뾰족한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 K-배터리의 대대적인 전략 수정을 넘어 정부의 경제외교 역량과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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